축구이야기

[KNOW-HOW] 김두현의 킥

용의꿈 2016. 7. 8. 08:54


[KNOW-HOW] 김두현의 킥


성남 FC의 전담 키커 김두현.


성남 FC의 전담 키커 김두현은 상대 골키퍼에게 언제나 위협적인 존재다. 정확도 높은 프리킥과 코너킥은 물론, 언제 어디서 시도할 지 모르는 강한 중거리슛은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김두현이 킥 노하우를 직접 들어봤다.

발목 강화
“어렸을 때는 파워가 부족한 편이었다. 튜브 운동 등 발목 강화 훈련을 많이 해서 근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프로 초기에 김호 감독님(당시 수원 삼성 감독)께서 발목 힘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셨고, 그에 따라 훈련을 하다 보니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발목에 힘이 붙어야 슈팅이나 킥에도 힘이 받는다. 지금도 꾸준히 운동 나가기 30~40분 전에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보강운동을 하는 것은 부상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발목을 먼저 단련한 뒤에 반복적인 킥 연습을 할 것을 추천한다.”

정확도
“킥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은 많이 차는 것 밖에 없다. 같은 위치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하면서 몸이 기억하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 위치에서 슈팅감이 잡혔을 때 많이 차는 게 좋은데, 만약 슈팅이 원하는 데로 가지 않는다면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좀더 골문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서 연습하고, 잘되면 점점 거리를 늘려가면서 차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정확도가 떨어질 때는 킥 연습을 억지로 하는 것보다 보강 운동에 좀더 시간을 할애한다. 그러고 나면 훨씬 산뜻한 터치감을 느낄 수 있다.”

일관성
“간접프리킥이나 코너킥은 동료 선수들과 맞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관성이 중요하다. 내 경우 코너킥 상황에서는 우리 편 선수한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일관되게 차는 한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을 보고 차면 우리 편 선수가 그 지점으로 와서 골을 넣는 거다. 팀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이 내가 차는 지점을 인지하도록 한다. 내가 일관되게 킥을 할 수록 그 지점을 향해 들어오는 선수에게 볼이 연결될 확률이 높아진다.”


김두현은 발목 강화와 반복 훈련이 킥에 대한 자신감을 키운다고 말했다.


중거리슛
“발목 힘을 강화해서 자신감이 붙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하프라인만 넘어도 슈팅을 하면 골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움직이는 볼을 찰 때는 골문의 어느 지점을 보고 차지는 않는다. 일단 유효 슈팅을 한다고 생각하고 골문 안으로 집어넣는 게 중요하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그 근처에 보내는 게 우선이다. 중거리슛은 골키퍼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뿐더러 예상 못한 타이밍에 때리기 때문에 어려워한다. 그걸 노리는 차원에서 하는 슈팅이기 때문에 골문 구석을 노리기보다는 유효 슈팅만을 생각하는 것이다.

타이밍
“프리킥이나 코너킥은 일관적으로 해야 하지만 중거리슛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상대 수비수의 위치, 골키퍼의 위치를 보고 그에 맞게 타이밍을 판단을 해야 한다. 앞에 수비수가 있을 때는 수비를 벗어나서 슈팅을 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 선수의 다리 사이를 보고 찰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골키퍼의 시야가 자기 팀 선수로 인해 가려지기 때문에 골이 들어갈 확률이 더 높아진다. 경험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
“골을 넣었던 장면과 그 슈팅을 한 위치에 대해 기억하려고 한다. 그 느낌을 몸이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몸으로 옮겨가는 방법이 반복 훈련이다. 다른 유명 키커들의 영상을 보기도 하는데, ‘이 선수는 이렇게 차는구나’, ‘이렇게도 찰 수 있구나’ 정도로만 본다. 내 나름의 스타일이 몸에 익어있기 때문에 다른 키커의 방식을 굳이 흉내내지는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영상을 보면서 따라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과 노하우가 만들어질 것이다. 자기 스타일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KNOW-HOW'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