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수비형 MF 3총사의 ‘꿈’
올림픽대표팀의 이찬동
팀의 전력이 100%가 되기 위해서는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 그래서 올림픽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이찬동(광주FC), 박용우(FC서울),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의 어깨가 무겁다.
이찬동, 박용우, 이창민은 5일 오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D-30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올림픽 본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찬동은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출전해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고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고, 박용우는 “올림픽에 가서 어느 팀을 만나든 우리팀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최종명단을 발표하면서 선수단에게 개인적으로 전화연락을 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세 선수 모두 기사를 보고 자신의 발탁 사실을 알았다. 이창민은 “되도록 최종명단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다. 발표 당시 소속팀에서 운동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팀의 코치님이 먼저 축하한다고 해주셔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찬동도 “숙소에서 쉬고 있는데 친구들한테 문자가 와서 기사를 보게 됐다”고 전했다.
꿈의 무대인 올림픽이다. 그만큼 모두 다 간절했다. 이창민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보고 휴대폰에 이번 올림픽 날짜를 디데이(D-DAY)로 설정해 놨다. 이걸 보고 목표로 삼고 훈련해왔다. 올림픽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직접 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들은 이들에게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을까? 이창민은 의외의 얘기를 했다. 그는 “‘돼지발’이라고 놀림을 당한다”면서 “공이 발에 맞으면 정교하지 않고 세게만 나간다. 감각이 없다고 놀린다. 그래서 오기가 생긴다. 조금 더 기술적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찬동은 “지난해 동아시안컵 때 처음 선발됐는데 솔직히 버거웠다. 운동할 때 형들 사이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신태용 감독님이 편하게 하고,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하셨다. 이걸 떠올리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로에 대한 인상은 어떨까? 이찬동은 “(이)창민이는 공격과 수비 모두 가능하다. 나는 공격이 약하고 부수는 스타일이다. 창민이가 위에 있으면 나와 (박)용우가 뒤에서 같이 받쳐주면 좋을 것 같다. 용우 스타일에 더 잘 받쳐주고 도와주면 잘할 것 같다”고 했다.
박용우는 “(이)찬동이 형은 가투소 같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 스타일이다.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찬동의 형의 스타일이다. 창민이 형은 드리블과 슈팅, 원투터치 패스가 좋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올림픽대표팀에 강점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조직력’을 언급했다. 이창민은 “우리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장점이다. 밖에서나 안에서나 팀 분위기가 좋다”고 했고, 박용우도 “언론에서 우리팀이 스타플레이어가 없다고 하지만 오히려 우리는 그게 더 강점이다. 부족한 걸 알기에 더 팀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게 걸려있는 올림픽이다. 가까이는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멀리는 더 큰 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진지할 수밖에 없다. 이찬동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내 축구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결정이 될 것 같다. 내 실력이나 장점을 보여주면 유럽진출이라는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민도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 무대를 발판으로 더 넓은 무대를 나가는 게 목표였다. 이제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파주=안기희
사진=FAphotos
올림픽대표팀의 박용우
올림픽대표팀의 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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