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최영준 골든에이지 팀장,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 골든에이지 선수들이 한국축구를 이끌 것이다"

용의꿈 2015. 7. 14. 12:40

 

 

 

 

최영준 골든에이지 팀장,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후에 골든에이지 선수들이 한국축구를 이끌 것이다"

 

 

 

▲2013년 대한축구협회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비전 해트트릭 2033' 5대 추진과제 중 하나로 한국형 유소년 시스템 육성 정착을 위한 골든에이지를 시행, 최영준(위 사진) 팀장은 프로그램 발전에 든든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사진 KFA  

기술과 창의성 부족. 한국축구를 지독하게 따라다니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다. 눈 앞에 성적에 너무 연연한 나머지 정작 선수들의 기술 향상은 등한시되며 세계 축구의 흐름과 많이 동떨어진 상황이다. 그 와중에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난 시즌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한국축구 변화의 핵심이다.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지난해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독일과 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의 우수 유소년 시스템 육성 사례를 연구해 만들어진 한국형 유스 시스템이다. 2013년 대한축구협회가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비전 해트트릭 2033' 5대 추진과제 중 하나인 '축구 경쟁력을 높인다는'는 목표를 위해 춟범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시-도 축구협회 지역 지도자들과 협업으로 기술 습득이 용이한 8~15세 유소년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유소년 축구 발전 및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사실 한국은 골든에이지 출범 이전 연령별 대표 선발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출했다. 상비군 제도에서 '학연-지연' 등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혹평이 따라다녔다. 연령별 대표팀 승선을 꿈꾸는 선수들의 문이 자연스럽게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유망주를 육성하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 해외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가장 기초적인 부분을 등한시한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은 한국축구에 신선한 자극제였다. 21개 지역센터와 5개 광역센터, KFA 영재센터를 거치는 단계별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며 어린 선수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촉진시켰다. 상비군 제도 시절에는 280여명의 선수들만 대표팀과 인연을 맺었지만,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출범 이후 4500여명의 선수가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 등 인력 풀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올 시즌부터는 전임 지도자들이 직접 전국대회에 참관해 선수들을 폭넓게 체크하는 등 선수 선발의 투명성도 더했다. 이름값을 철저하게 배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선수들의 만족도와 각 소속팀 지도자들의 사고방식도 확연히 달라졌다. 선수들은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기량과 자신감이 몰라보게 향상되면서 프로그램의 능률과 만족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일부 팀에서 팀 사정 등을 이유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 참여에 난색을 표한 팀들이 있었지만, 연령별 대표팀이라는 선수 개개인의 목표를 위해 기꺼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응하고 있다. 소속팀 지도자들의 사고방식이 달라지면서 프로그램 운영에도 상당한 숨통이 트이고 있다.

울산 현대와 제주유나이티드, 대구FC 등 프로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대한축구협회 최영준 전임 지도자 팀장의 역량은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발전에 든든한 '컨트롤 타워'다. 최 팀장은 풍부한 경험과 내공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에 든든한 '멘토'가 되고 있다. 전임 지도자들과 미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폭넓게 수렴하는 개방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국 정서에 맞는 프로그램 도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팀장의 헌신과 열정은 한국축구의 건전한 토양 조성에 든든한 날개다.

▲지난 9일 국가대표팀 소속의 구자철, 한국영, 윤석영이 골든에이지 훈련장을 방문해 연령별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 사진 KFA

"인재 풀을 넓히면서 전임 지도자들의 지도 횟수와 혜택받는 선수들을 늘리려고 한다. 선수들 자체도 골든에이지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 출범해 골든에이지에 참여하지 못하면 연령별 대표팀 승선이 어려웠는데 후반기로 갈수록 참여율이 높아졌다. 올 시즌 역시 많은 선수들이 훈련에 참여해 연령별 대표팀에 대한 문이 많이 개방됐다. 선수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소속팀 지도자들이 프로그램에 많이 보내지 않았는데 참여하지 않으면 연령별 대표 승선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많이 참여하려고 한다. 요즘에는 개인 레슨을 많이 하는데 돈 들여서 하는 것보다 여기서 참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지도자들도 골든에이지에 협조적으로 응해주고 있다."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은 선수 육성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깊다. 15명 전임지도자와 시-도 축구협회 우수 지도자 90명이 연계해 운영하는 가운데 각 포지션 별로 세분화된 훈련을 바탕으로 기본 골격을 착실하게 입히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 무보수로 일하는 지역 지도자들의 열성적인 노력과 전임 지도자들의 폭넓은 선수 관리 등도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지역센터와 광역센터, 영재센터로 이어지는 단계별 시스템은 '팜 시스템' 확립을 위한 좋은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이다.

올 시즌은 영재센터에서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에 대한 관리도 이뤄진다.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영재센터 훈련에는 U-15 선수 50명, U-16 선수 30명 등 총 80여명이 참여해 그동안 감춰뒀던 재능을 마음껏 표출했다. 고등학교 1학년 선수들의 경우 소속팀에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벤치 신세를 지는 날이 많기에 영재센터 참여가 또다른 기회의 장이나 마찬가지다. 널뛰기 식의 성장 곡선을 보이고 있는 만큼 무한 경쟁 심화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제나 다름없다.

"지역에서 전임 지도자가 5개 광역에 포진됐다. 5개 광역에서 1달에 2회 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각 지역별로 자원봉사자들이 4명이 포함됐다. 21개 광역센터에서 골키퍼 코치를 포함해 4명 지도자가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방식이다. 지역에서 우수선수들이 1년에 2차례 열리는 광역 훈련에 참여하고, 광역 훈련에서 엄선된 선수들이 1년에 2차례 실시하는 영재센터에 참여한다. 연령별로 2박3일~4박5일 합숙을 진행하게 된다. 영재센터는 바로 연령별 대표팀 이전 단계다. 그 안에서 연령별 대표 선발이 이뤄지고 있다."

"골든에이지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들 중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앞으로도 숨겨져있던 선수들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어린 선수들은 변화의 폭이 굉장히 크다. 정체되는 사이 다른 선수가 발전하는 확률이 높다.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변화의 추이를 보면서 바꾸기도 하고 기량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유스 시스템을 섭렵해서 연구해서 우리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올 시즌 운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 갖춰졌다. 그에 맞춰서 회차별로 훈련을 진행하는 중이다."

'기본에 충실한 창의와 도전'을 모토로 삼는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은 올 시즌 '압박 상황에서의 기술 향상' 업그레이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각 종 국제대회 때마다 수동적으로 일관하는 한국 선수들의 고질적인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압박 상황에서 창의성 배양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기 향상이 뒷받침되야 한다. 기본기가 갖춰져야 어떤 돌발상황이 닥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좀 더 생각하는 축구, 창의적인 축구로 나아갈 수 있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눈에 쏙쏙 들어오는 이론 교육과 미팅 등으로 조국에 대한 자긍심도 고취시킨다.

         ▲골든에이지 전임지도자들과 분임토의를 하고 있는 최영준 팀장의 모습 ⓒ 사진 KFA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적은 선수들의 기술 향상이다. 올 시즌은 압박 상황에서 기술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이론적인 공부도 선수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는데 생각하는 선수, 상황 인식과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아무리 초-중학교 선수들이라도 기초 전술은 알고 있어야 된다. 개인의 전술적인 역할과 전술 속에서 녹아드는 기술을 충분히 익힐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 각 지역에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포진했는데 U-15 대표 선수들이 오는 9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선수권 예선 및 2017년 인도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축구의 미래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2년차를 맞아 한국축구에 새로운 혁신을 몰고온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보완할 점이 수두룩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동거리다. 오전에 정규수업을 다 이수하고 오후에 훈련해야 되는 한국 학원 스포츠의 현실에서 수업 후 곧바로 훈련장에 집결하다보니 선수들의 피로도가 엄청나다. 인프라를 좀 더 확충하는 것도 향후 숙제다. 섬 지역의 핸디캡을 안고 있는 제주를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 광역센터를 좀 더 늘려서 선수들이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가 프랑스, 스페인, 일본 등을 가서 현지 사례를 조사하고 한국 실정에 맞춘 방법을 체택하려고 준비했다. 한국의 경우 수업 결손 없이 학습권 보장이 되야되니까 이 방법 채택하게 됐다. 5개 지역에서 하고 있는데 지역별로 훈련 횟수가 더 늘어나서 찾아오는 선수들이 훈련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이동거리가 최소화됐으면 좋겠다. 수업을 다 이수하고 오니 체력 부담이 상당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불편함을 무릅쓰고 훈련에 즐겁게 참여하는 부분은 고무적이다. 앞으로 근거리에서도 혜택받을 수 있는 여건을 찾기 위해 지역센터 늘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제 갓 '걸음마 단계'를 뗀 상황에서 성적도 제법 짭짤하다. 지난해 중국 난징하계올림픽에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이란에서 열린 AFC U-14 선수권에서는 북한에 승부차기로 져 3위에 만족했지만, 종전 찾아볼 수 없었던 세분화된 시스템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였다.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인 성적 지상주의를 벗고 철저한 기술 향상에 매진하며 얻은 성과라 값어치는 상당하다. 그동안 연령별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선수들이 골든에이지를 통해 축구에 대한 꿈이 샘솟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제패한 독일과 최근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룬 프랑스는 한국의 좋은 스승이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유망주 육성에 발품을 판 결과 브라질월드컵 우승과 2010남아공월드컵과 유로 2012 3위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프랑스 역시 2010남아공월드컵 이후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체질개선에 돌입한 결과 2013 터키 FIFA U-20 월드컵 우승, 유로 2016 지역예선 1위 등으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 두 팀 모두 유망주 육성을 통해 이뤄낸 결과라 세계적인 선수 발굴을 목표로 하는 한국에게 큰 동기부여다.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있다. 짧게 5년, 길게는 10년 후에는 골든에이지에 참여한 선수들 중 우수 자원이 많이 쏟아질 것 같다. 세계 무대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골든에이지에 참여한 선수들이 연령별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도 내고 성인 대표로 가면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량을 축적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전임 지도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선수들을 계속 주시하고 체크하고 있다. 2017년 U-17 월드컵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했고, 선수들이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와 테마를 가지고 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개인 기술을 갖춘 선수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1대1 능력과 2대2 능력에서 앞설 수 있고, 볼 없을 때 움직임과 생각하는 선수들을 만들고 싶다." -이상 대한축구협회 최영준 전임 지도자 팀장


[K스포츠티비ㅣ황 삼 진 기자] sj12102002@naver.com

빠른 스포츠 미디어 뉴스 - 한국스포츠방송
저작권자 ⓒ 한국스포츠방송.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www.ks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