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시행 2년차’ 골든에이지에는 3가지가 있다!

용의꿈 2015. 7. 14. 12:48

 

‘시행 2년차’ 골든에이지에는 3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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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에이지 영재센터 훈련에 참가한 유소년 선수가 전임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훈련하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인 ‘골든에이지’가 서서히 뿌리내리고 있다.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와 보완점도 있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성과가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현재 파주 NFC에서는 2015 KFA 골든에이지 영재센터 하계훈련이 한창이다. 7월6일부터 10일까지는 U-15(50명), U-16(30명) 선수 총 8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7월17일부터 19일까지는 U-12 선수 121명(남 96명, 여 25명), 8월11일부터 14일까지는 U-13(55명), U-14(55명) 선수 110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연 2회(하계, 동계) 열리는 영재센터 훈련은 21개 지역센터(월 2회), 5개 광역센터(연 3회) 훈련을 통해 선발한 우수 선수를 한데 모아놓고 실시하는 심화 훈련이다.

골든에이지 훈련은 그동안 한국축구가 소홀히 여겼던 기본기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협회 전임지도자들이 고심 끝에 만든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축구선수가 갖춰야 할 체력, 기본기,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연마한다. 특히 올해는 ‘압박 상황에서의 기술 향상’을 테마로 삼아 실전에서 제대로 기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이론 교육 및 전임지도자들과의 미팅을 통해 선수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지고 인성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출범 당시 협회는 골든에이지 훈련을 통해 인재풀 확대, 대표팀 위주의 선수 관리 시스템 보완, 포지션별 특화 훈련을 통한 전문성 강화 등의 효과를 노렸다. 시행 2년차에 접어들며 이 같은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정찬 협회 전임지도자가 유소년 선수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인재풀 형성 시스템이 자리잡다

골든에이지 출범 당시 협회는 상비군 풀을 기존 280명에서 2000명 이상으로 대폭 넓힌다는 점이 기존 유소년 육성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골든에이지 실무를 총괄하는 김종윤 협회 기술연구팀 팀장은 “모두가 하나의 철학과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상비군 인재풀을 넓히고 선수 선발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수 선발에 있어서는 투명성 제고가 생명이다. 골든에이지 선수 선발은 크게 세 가지 루트를 통해 이뤄진다. 협회 전임지도자의 평가, 90여명에 달하는 골든에이지 지역지도자의 현장 평가, 그리고 소속팀 지도자들의 추천이다. 선수 평가를 위한 객관적인 기준을 정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융통성 있게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가지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골든에이지 훈련 프로그램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최영준 협회 전임지도자는 선수 선발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악한 팀에서는 좋은 선수가 빠지면 팀 훈련이 안 되기 때문에 골든에이지 훈련에 못 보내는 경우도 있다. 대회 출전 일정과 골든에이지 훈련 일정이 겹쳐 좋은 선수가 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의 경우 골든에이지 훈련에 와서 입소문이 나면 소속팀 지도자의 의도와 달리 다른 팀으로 중간에 뺏기는 경우도 있어 주저하기도 한다.
하지만 골든에이지 훈련을 통해 선수의 기본기가 향상되고 이 훈련에 참가한 지도자와 선수가 소속팀으로 돌아가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점을 알게 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작년에 비해서는 협조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 선수를 선발할 때도 골든에이지 훈련 참여가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최영준 전임지도자는 “골든에이지 정착을 위해 연령별 대표팀 선발은 골든에이지 훈련에 참가했던 선수를 위주로 할 예정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자리 잡는다면 앞으로도 체계적인 선수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좋은 선수들이 개인 사정상 골든에이지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이러한 선수들을 놓치지 않고 불러내겠다는 것이 협회의 방침이다.
 

 

지난 9일에는 구자철, 한국영, 윤석영이 골든에이지 훈련에 방문해 어린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죽은 연령대’를 관리하다

7월6일부터 10일까지 열린 골든에이지 영재센터 훈련에는 U-15, U-16 선수들이 모였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U-16 선수들은 이번 훈련이 더욱 남다르고 값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1999년생인 이들은 연령별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는, 이른바 ‘죽은 연령대’에 해당한다. U-15 선수들이 내년 인도에서 열리는 2016 AFC U-16 챔피언십에 대비해 서효원 감독(협회 전임지도자)의 지도 아래 주기적인 훈련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현재 U-16 선수들은 고1이라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나서는 경우도 거의 없다. 한창 실력을 키워야 할 나이에 출전 기회도 적은데다 대표팀 일정도 마땅히 없기 때문에 실력이 퇴보할 수 있다.

골든에이지 훈련은 이들을 관리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비록 최하위 단계인 지역센터 훈련에서는 고등학생인 이들을 부르지 않지만 영재센터 훈련을 통해 훈련법을 전수하고 기량을 테스트할 수 있다. 또한 소집기간 동안 외부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떨어진 실전감각을 되살릴 수 있다. 마침 이번 훈련 기간에는 시리아 U-17 대표팀이 파주를 방문해 U-16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기량이 정체되며 매너리즘에 빠진 선수들은 영재센터 훈련을 새롭게 의욕을 다지는 계기로 삼게 된다.
 

 

골든에이지는 포지션별 특화 훈련이 강점이다.

 

평소엔 받기 힘든 특화 훈련이 있다!

골키퍼 같은 특수 포지션은 소속팀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골든에이지 영재센터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은 월드컵 무대를 경험했던 서동명 골키퍼 전임지도자로부터 특화 훈련을 받았다. 골키퍼 선수들은 다양하고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훈련에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필드 플레이어들도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3그룹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공격수들은 골문 앞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골을 넣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9일 훈련에서는 로빙슛과 컷백 상황에서의 슈팅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미드필더들은 압박 상황 속에서도 최대한 공을 간수하고 돌리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수비수들은 공중볼 대처 능력과 더불어 수비시 올바른 바디 포지션을 잡는 것에 집중했다.

현대중학교 3학년 공격수 박정인은 “소속팀과는 다른 방식의 훈련을 통해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좋다. 여기서 훈련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실력이 더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작년 영재센터 훈련에도 참석한 박정인은 올해 U-15 대표팀에 뽑히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최근 파주에서 열린 세비야 유소년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매탄중학교 3학년 수비수 김태환은 “포지션 별로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 했다. 이어 그는 “이론 교육을 통해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축구선수로서 뚜렷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