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기본기 읽히기

골키퍼의 볼, 어디까지 뺏을 수 있을까?

용의꿈 2014. 3. 1. 14:53

KFA REFEREES

글 | 강치돈 KFA 심판국 교육위원

경기 규칙 및 판정 이슈

골키퍼의 볼,

어디까지 뺏을 수 있을까?

축구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영상에는 골키퍼의 실수가 단골 메뉴다. 하지만 때로는 골키퍼로서는 억울한 오심이 재미있는 영상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지난 10월 19일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첼시FC와 카디프시티의 대결에서 나온 에당 아자르(첼시)의 득점 장면이다.

0-1로 뒤진 홈팀 첼시는 전반 32분 에당 아자르가 동점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분명한 오심이 발생했다. 카디프시티의 데이비드 마셜 골키퍼가 볼을 잡고 땅에 바운드하려는 찰라, 근처에 있던 첼시의 사무엘 에투가 볼을 가로챈 것이 동점골의 발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FIFA의 경기 규칙서에 의하면 볼을 소유하고 있는 골키퍼에게 도전하는 행위는 명백한 반칙이다.

에당 아자르의 득점은 골키퍼가 가진 볼을 뺏어서 득점을 한 경우다. 특히 골키퍼가 바운드시키는 공을 낚아채는 것은 분명한 위반이기에 에당 아자르의 득점을 인정한 주심의 판정은 오심이라 할 수 있다.

‘골키퍼가 소유한 볼이 언제부터 방출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명백하다. 앞서 FIFA 경기 규칙서에 나온 바와 같이 골키퍼의 양 손 사이, 또는 골키퍼의 손과 어떤 표면 사이에 있는 경우라면 골키퍼의 소유로 보는 것이다. 이때는 설사 골키퍼의 신체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골키퍼가 소유한 볼만 건드렸다 하더라도 도전 행위 자체가 반칙으로 인정된다.

또한 골키퍼가 볼을 지면에 바운드하거나 공중에 토스하는 동안에도 골키퍼의 소유로 인정된다. 사무엘 에투의 반칙은 바로 이 때문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사무엘 에투의 오심 장면을 보고 이를 따라하는 선수가 틀림없이 나올 텐데, 그것은 명백한 위반이다.

사실 과거 우리나라 심판들에게도 잘못된 인식이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예를 들면 양손으로 잡으면 도전해서는 안 되고, 한 손으로 잡았을 때는 도전해도 된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FIFA 규정이 도입되면서 잘못된 소문이 구전된 경우였다. FIFA 경기 규칙서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다.

또한 골키퍼와 관련된 위반 중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6초 룰’이다. 간접 프리킥에 제일 많이 해당되는 것이 골키퍼의 ‘6초 룰’ 위반인데, 주심이 정확히 6초를 측정하지는 않지만 규칙서에 명기돼 있는 만큼 주심이 처벌을 하더라도 어필할 수 없는 규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초 룰’ 위반에 대해서 심판들이 완고하게 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겨울 교육에서는 ‘6초 룰’에 대해 정확히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경기 중 주심의 위치 선정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지난 ‘2013 대교눈높이 전국 초중고리그’ 왕중왕전에서도 나온 상황이지만 주심이 경기 중 공에 맞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주심이 공에 맞았다는 것은 위치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주심은 어떻게든 선수들의 플레이에 방해를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리그로 내려갈수록 주심이 공에 맞는 경우가 빈번하다. 초등리그의 경우에는 3급 심판이 투입되고, 경기 경험이 부족한 심판들이 출전하다 보니 너무 의욕이 앞서서 생기는 경우다. 게다가 초등리그의 경우는 경기장 사이즈도 작고, 아이들의 플레이도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일단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넓은 대각선을 유지하며 경기를 예측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주심은 언제나 부심과 플레이어를 한 시야에 두는 것이 원칙인데, 이렇게 해야 주심과 부심이 여러 각도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는 것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FIFA에서는 볼과 주심의 적정한 거리로 20~30m를 권장했다. 하지만 볼의 성능이 개선되고, 선수들의 기량도 정교하게 발전함에 따라 최근에는 10~20m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주심은 경기의 흐름을 예측해 플레이가 벌어질 위치에 미리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해졌다.

몇 가지 요령을 설명한다면 볼은 항상 골문 쪽, 혹은 선수들이 많은 쪽으로 오기 마련이다. 또한 볼의 동선과 주심의 동선이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면, 주심은 볼의 이동을 지켜본 후 뒤따라 가는 것이 옳다. 때로는 심판의 가랑이 사이로 공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그로 인해 선수들이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불가항력적으로 선수와 부딪힐 우려가 있다면 미리 인기척을 내 선수들에게 주심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만약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공이 주심을 향해 날아온다면, 가장 좋은 것은 공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다. 점프를 하고, 춤을 추는 것처럼 되기도 하며, 쓰러지더라도 일단은 피하는 것이 제일 좋다. 부심 역시 공이 굴러와도 공을 건드리지 말고 그냥 흘려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심판은 최대한 플레이를 가까이서 봐야 권위가 선다. 심판이 늘 플레이의 가까이 있음으로 해서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쌓게 되는 것이다. 늘 플레이에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칙을 예방하는 효과가 나오기도 한다.

FIFA에서는 심판이 한 경기당 최소 11km를 뛰어야 한다고 한다. 이는 대부분의 선수보다 많이 뛰는 것이다. 따라서 후반전이 되면 주심의 체력 저하가 심하므로 쓸데없이 체력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

골키퍼가 범하는 위반들

골키퍼는 볼을 자신의 손으로 6초를 초과하여 소유(컨트롤)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골키퍼는 다음의 경우에 볼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볼이 골키퍼의 양 손 사이 또는 골키퍼의 손과 어떤 표면(예, 지면, 자신의 신체) 사이에 있는 동안

•손을 편 채로 팔을 쭉 뻗어 볼을 잡고 있는 동안

•볼을 지면에 바운드하거나 공중에 토스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동안

골키퍼가 양손으로 볼의 소유를 획득했을 때, 골키퍼는 상대 선수에게 도전받지 않는다.

24 | KFA Report

인 플레이 중의 위치 선정

권장 사항

•주심과 진행 측 부심 사이에 플레이를 두어야 한다.

•진행 측 부심은 주심의 시야 내에 있어야 한다. 주심은 넓은 대각선 체계를 사용하여야 한다.

•플레이 외곽을 향해 머무는 것은 플레이와 진행 측 부심을 주심의 시야에 더 쉽게 두도록 한다.

•주심은 플레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플레이를 관찰하기 위해 충분한 거리를 두고 접근하여야 한다.

•“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항상 볼 근처가 아니다. 주심은 아래 상황에 역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볼로부터 벗어난 곳에서 선수 간의 저돌적인 대립이 나 충돌

- 플레이가 전개될 지역에서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반

- 볼이 멀리 플레이된 후 발생하는 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