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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선수처럼 “방향전환 (Change of Direction)”하기

용의꿈 2014. 3. 1. 14:51

KFA COACHES

글 | 정태석 KFA 기술위원, 분당 SPR Center 센터장

축구 과학 리뷰

이청용 선수처럼

“방향전환 (Change of Direction)”하기

최근 스위스, 브라질, 러시아 등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 국가대표팀에서 단연 이청용 선수의 종횡무진 활약이 눈에 띄었다. 국내는 물론 잉글랜드 프로축구계에서도 익히 알려진 경기를 읽는 탁월한 축구지능 (football intelligent)과 더불어, 근래에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측면 혹은 중앙으로 파고드는 돌파 능력은 상대 수비수의 예측을 불허한다. 이는 곧 소속 팀이나 대표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연결된다. 타고난 빠른 가속력과 스피드는 순간적인 방향전환 (change of direction)과 더해져 상대 문전에서 끊임없이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고 있다. 특히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볼을 소유한 상태에서도 경기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고 상대를 따돌리는 좌우 방향전환력은 ‘Man of the Match’로 선정될 만큼 파괴력이 대단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이청용 선수처럼 유스 선수들 방향전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방법에 대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에서 발표한 연구를 살펴보겠다.

22 | KFA Report

References

Keiner, M., Sander, A., Wirth, K. & Schmidtbleicher, D. (2013). Long term strength training effects on change-of-direction sprint performance. Journal of Strength & Conditioning Research, Epub ahead.

<그림 1> 방향전환력 테스트 모형

축구경기는 스프린트, 빨리 달리기, 조깅, 점프, 착지, 태클 등을 포함해 경기 당 약 1,300회 이상 동작변화를 요한다. 그리고 축구 선수들은 경기 동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기보다는 수시로 가속과 감속을 비정기적으로 반복하면서 팀의 경기속도를 조율하거나 상대 팀의 플레이를 방어한다. 특히 경기 중 공격수들은 단조로운 직선적인 움직임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임을 전개해야 수비라인을 돌파하고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 확률이 높아지고, 반대로 수비수는 공격수의 방향전환에 대처할 수 있어야 위험 상황을 줄일 수 있는 방어력이 생긴다. 예를 들면 이청용 선수는 측면 공격수로서 가장 모범에 가까운 방향전환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속하게 방향을 바꿔 다음 목적지로 가속하는 기술은 수비 혹은 공격 선수 모두에게 경기력을 결정 짓는 매우 중요한 체력요소이다. 뿐만 아니라 경기를 풀어 나가는 개인 전술로서도 유용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유스 선수 시절에 반드시 발달시켜야 할 부문이다.

최근 독일 연구팀은 유스 축구선수들의 방향전환 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Keiner, Sander, Wirth & Schmidtbleicher, 2013). 주 3~4회 정기적으로 전문 축구훈련을 시행하는 112명의 프로팀 산하 (U20, U18, U16) 엘리트 축구선수들 (키 : 184±7Cm, 몸무게 : 78±7Kg)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그중 한 그룹만 주당 이틀간 근력훈련을 추가적으로 시행하였다. 근력훈련 그룹의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은 <백스쿼트>, <프론트스쿼트>, <벤치프레스>, <데드리프트>, <넥프레스>, <스탠딩로우>, <코어운동>으로 구성되었다. 올바른 리프팅 테크닉 훈련을 포함해 시기별로 주기화하면서 4~10씩 X 3~5세트를 점진적인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참가 선수들을 2년간 추적 관찰하면서 근력 및 방향전환력의 변화를 관찰했다. 방향전환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5m 길이의 정삼각형으로 구성된 테스트 코스에서 방향전환 후 스프린트 시간을 측정하였다 (그림 1). 테스트는 선수들이 출발선에서 두 번 60도 각도의 방향전환을 한 후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방법으로써, 오른쪽 (R), d왼쪽 (L) 방향에서 각각 두 번씩 시행하면서 각각 5m, 10m 지점에서 시간을 측정하였다.

연구 결과 근력의 변화는 근력 훈련 그룹에서 모든 선수가 상체, 하제 근력이 모두 향상되었고, 특히 15세 이하에서 근력 훈련을 시행한 선수들의 경우 세 배 가까이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근력 훈련을 시행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방향전환력의 경우 모든 연령대의 근력 훈련 그룹에서 평균 5-10% 향상된 반면, 다른 그룹에서는 어떤 변화도 없었다. 예를 들면 U16 선수들의 경우, 첫 번째 방향전환 후 5m와 두 번째 방향전환 후 10m에서 측정된 시간이 각각 1.8s→1.7s, 3.5s→3.2s 로 평균 0.1~0.3 가량 향상되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결과는 2년간 근력 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한 선수들의 방향전환력은 34명의 1, 2부 프로선수들의 결과 (L5 1.7¡¾0.06, R5 1.7¡¾0.05; L10 3.2¡¾0.10, R10 3.2¡¾0.08)와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방향전환력 향상의 결과는 단순히 근력증가로 인한 효과뿐만 아니라 근력 훈련에 의한 신경근육계의 추가적인 변화들, 즉 민첩성, 동작수행기술, 반응시간 등의 변화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상대보다 항상 한 발 더 앞서야 경쟁 우위를 점하는 축구경기에서 0.1~0.3s 와 같은 방향전환력의 변화는 방향전환 후 수 미터 앞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즉 이런 작은 변화가 공격수의 경우 이청용 선수처럼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득점기회를 만들 수 있고, 수비수의 경우 쉽게 공격수를 막아 슛을 저지할 수 있게 한다. 선행 연구들에서 나타난 근력훈련 효과들 (스피드 향상, 점프력 향상, 킥속도 향상, 부상 예방 등)과 함께 이 연구에서 얻은 방향전환력 향상 효과까지 고려한다면, 유스 선수들에게 근력 훈련은 유용한 훈련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유소년 선수들에게 근력 훈련을 도입함에 있어서는 부상예방과 체력향상을 고려한 올바른 기술 습득과 적절한 관리, 감독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