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인도 5개국 친선대회의 교훈 ‘빌드업과 개인돌파의 중요성’

용의꿈 2016. 7. 12. 14:58

인도 5개국 친선대회의 교훈

‘빌드업과 개인돌파의 중요성’



좋은 성적은 노력 없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ONSIDE>가 감독의 훈련 일지를 살짝 열어봤다. 결정적인 장면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그 훈련’을 찾기 위해서다. 이번 7월호에는 ‘2016 AIFF(인도축구협회) U-16 유스컵대회(인도 5개국 친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효원 U-16 대표팀 감독의 훈련 일지를 일부 공개한다.

신상휘의 동점골(2016. 5. 19 / AIFF 유스컵대회 2차전 대한민국 vs 탄자니아)
“의외로 까다로운 상대였다.” 서효원 감독의 말처럼 탄자니아와의 경기는 시종일관 ‘장군 멍군’이었다. 그래서였을까? U-16 대표팀은 탄자니아와의 2차전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곧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힘겨운 싸움을 펼치던 전반 28분, 신상휘(경기 매탄고)가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넘어온 크로스를 문전으로 달려들어 밀어 넣었다. 공격 시 중앙선 부근에서부터 상대 수비진을 뚫고 올라온 빌드업이 잘 맞아떨어졌다.


빌드업 훈련 (Build up Training)


서효원 Says

- 이 훈련은 어떻게 진행했나?
“몇 가지 틀을 짰다. 우선은 측면에서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상대 수비가 측면에 밀집했다고 가정한 뒤 짧은 패스로 연결하는 것이다. 수비가 너무 밀집해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비에서 미드필더, 미드필더에서 센터포워드로 짧은 패스를 연결하며 빌드업을 시도할 수도 있다. 상황이 되면 측면에서 뚫어나가지만 안 되면 짧은 패스연결을 하거나 스위치 플레이를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여러 옵션을 주며 다양한 빌드업 플레이를 펼쳐보이게 한다. 판단은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할 것이다.”

- 코칭포인트는?
“빠른 판단이다. 상대의 움직임이나 경기 상황은 시시각각 변할 수 있다. 어떻게 밀고 올라갈지에 대한 판단이 빠르게 서야 이에 맞는 형태의 빌드업을 구사할 수 있다. 패스 플레이와 공간 전환도 중요하다.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나갈 수 있으면 나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방을 뒤집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야 한다. 사실 이번 인도 유스컵 대회에서는 날씨가 너무 더웠던 탓에 생각만큼 빌드업이 잘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아쉽다.”

- 이 훈련의 효과는?
“탄자니아전에서 나온 신상휘의 골은 상대 수비진이 앞으로 나왔을 때 재빨리 공격으로 전환해 수비 뒤 공간을 노린 게 주효했다. 탄자니아 선수들이 일제히 수비 라인을 올렸고, 이 상황에서 우리 윙백이 패스를 시도한 뒤 컷백해서 뒤 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다. 패스 트레이닝의 효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다양한 상황을 놓고 시도한 빌드업 훈련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 좋겠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날씨가 더운 탓에 빌드업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

탄자니아전과 미국전의 실점 장면(2016. 5. 19, 25 / AIFF 유스컵대회 2차전, 결승전)
서효원 감독은 이번 AIFF 유스컵대회에서 잘된 점 보다는 잘못된 점을 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실점 장면이 왜 나왔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U-16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다섯 경기 중 탄자니아전(2실점)과 미국과의 결승전(1실점)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서 감독은 “1 대 1, 2 대 2 상황에서 커버플레이가 이번 대회 실점 장면에서 문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1 vs 1 & 2 vs 2 공수 훈련



서효원 Says

- 왜 이 훈련을 뽑았나?
“굳이 골 상황과 연관시켜서 훈련을 뽑는 것보다,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하고 돌아보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1 대 1, 2 대 2 훈련은 우리 실점 상황과 연관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3실점이 모두 이 상황에서 나왔다. 사실 12세 정도 되면 볼을 가지고 놀면서 축구에 대한 흥미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만 수비적인 것도 어느 정도 익혀야 한다. 16세가 돼서야 수비를 하게 되면 결코 쉽지 않다. 몸에 배도록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야 한다. 그래서 이 훈련을 뽑았다.”

-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탄자니아전 실점은 우리 수비수 두 명, 상대 공격수 한 명, 즉 2 대 1 상황에서 돌파를 허용해 실점했다. 미국전 실점은 상대의 개인 돌파가 워낙 빠르기도 했지만, 우리 수비 위치가 적절했으면 허용하지 않았을 실점이다. 러닝 디펜스(Running Defense)라는 말이 있다. 상대가 시속 70~80킬로미터로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따라가면 절대로 못 쫓아간다. 1 대 1, 2 대 2 커버플레이 훈련은 기본적인 것들이 되어야 가능하다. 의사소통, 상황 인식 등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다.”

- 조언을 하자면?
“실전에서 잘되지는 않았지만 이 훈련은 꼭 필요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릴 때부터 몸에 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공격 하나에 수비 둘, 공격 둘에 수비 셋 또는 1 대 1, 2 대 2 등 동수로 공격과 수비에서 커버플레이를 하는 것을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더욱 효과적인 커버플레이 훈련을 할 수 있다. 어차피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다 해야 할 것들이다. 이번 대회 실점 장면뿐만 아니라 득점도 들여다보면 개인 돌파로 이뤄낸 게 많다. 탄자니아전 두 번째 골도 박찬빈의 개인 돌파로 얻어낸 페널티킥이었다. 사실 훈련은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훈련이라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가 핵심이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7월호 'COACHING NOT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안기희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