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슈틸리케 감독 "스페인,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딪혀야"

용의꿈 2016. 5. 23. 16:54

슈틸리케 감독 "스페인,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부딪혀야"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체코와의 원정 친선전에 대해 ‘자신감’을 강조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스페인, 체코와의 6월 원정 친선경기를 앞두고 한국축구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대강당에서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20인의 선수 명단을 꾸린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팀은 6월 1일 스페인, 6월 4일 체코와 원정 친선전을 갖는다.

각 선수의 발탁 이유와 기존 선수들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설명에서 이번 명단을 꾸리는 과정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 소집 당시 소속팀에서의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그 상황을 타파하지 못할 경우, 다시 대표팀에 발탁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고, 그에 따라 이번 명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상대할 스페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체코는 29위다. 54위인 한국보다 지표면에서 상위에 있는 팀들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감’을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긴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이긴다는 생각 갖지 못한다면 원정 갈 필요가 없다”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의 일문일답.

-명단 구성 배경은?
그동안 20개월간 감독을 맡으면서 23명을 꾸린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게 되면 골키퍼 1명을 포함해 4~5명이 출전 기회 얻지 못했다. 이번 친선전은 대표팀 이끌고 가는 첫 유럽 원정이다. 장시간 비행이 뒤따르기 때문에 비행 스트레스 속에 갔다가 출전 기회 얻지 못하고 돌아가는 것에 대한 데미지가 크다. 그것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번에는 골키퍼 2명을 포함해 총 20명으로 명단을 구성했다.

우리가 상대할 스페인과 체코 FIFA 랭킹에서 훨씬 앞서있는 팀이다. 이런 평가전을 늘 기대해 왔다. 아시아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온 것을 확인한 만큼, 유럽 강팀과의 대결을 통해 세계에서 어떤 수준에 올라왔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석현준(FC포르투) 발탁 이유는?
이정협(울산현대)과 석현준 중에서 고민을 했다. 석현준은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했을 때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는 점과 FC포르투라는 강팀에서 뛰고 있다는 점에서 발탁했다. 이번에 어떤 몸상태를 보여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정협은 주말마다 코칭스태프들과 지켜봤다. 스트라이커로서의 득점력이 미미해 아쉽게도 제외하게 됐다.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을 발탁하지 않은 이유는?
박주호(보루시아도르트문트), 김진수(호펜하임)와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꾸준히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소집 때 이미 이런 상황 지속될 시 뽑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상황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뽑지 않았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군사훈련을 연기하면서까지 이번 대표팀 소집에 응했는데?
기성용 본인이 이번 친선전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지가 커서 군사훈련 연기를 요청했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리그가 종료된 후 자발적으로 이번 두 경기 준비하기 위해 훈련하고 싶다는 의사 표명했다. 한두 선수가 아니라 단체로 그런 의지를 보여줘 굉장히 기특하다. 대표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있다. 사실 대표팀을 이번 주에 소집해서 훈련시킬 근거가 없다.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같이 훈련하고 싶다는 요청에 의해 오늘부터 일부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게 됐다.

-풀백 자원의 변화가 큰데?
명단 발 표때마다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기존 풀백들의 이탈 따라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김진수와 박주호가 빠졌고, 김창수(전북현대)는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이용(상주상무)가 김창수의 좋은 대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기를 보면서 확인했다. 임창우(알와흐다)는 동아시안컵 때 함께 했었는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울산현대에 있을 때도 본래 포지션은 아니지만 왼쪽 풀백으로 뛴 적이 있다. 이번에도 왼쪽 풀백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려 한다. 또한 센터백으로도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윤빛가람(옌벤푸더)의 발탁 이유는?
제주유나이티드에 있을 때부터 지켜봤고 옌벤 경기도 봤다. 구자철(FC아우크스부르크)의 부상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라 판단했다. 기본적인 실력이나 축구를 이해하는 센스를 종합해서 봤을 때 구자철의 대체자가 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이번 친선전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2012년 5월 30일에 치른 스페인과의 친선전 경기 영상을 봤다. 1-4로 진 경기였는데 2-8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다. 선수들에게 편집해서 보여줄 예정이다. 스페인의 최근 경기도 보여줄 것이다. 선수들한테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누구를 상대하든 우리가 갖고있는 축구 철학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감 있게 스페인전을 치러야 한다. 한국축구를 보면서 느낀 것이 간혹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가 부족해 보였다. 이기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이긴다는 생각 갖지 못한다면 원정 갈 필요가 없다. 잘 준비해서 경기 치르겠다.

파주=권태정
사진=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