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왜 다시 차죠?
수원 삼성과 감바 오사카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감바의 우사미 다카시는 페널티킥을 연이어 두 번 찼지만 둘 다 수원 골키퍼 노동건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페널티킥 상황에서 킥을 시도하고도 다시 차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왜 페널티킥을 차고 나서 다시 차는 일이 일어질까? 강치돈 대한축구협회 심판 전임강사와 함께 알아봤다.
김동준, 페널티킥 막고 또 막은 사연은?
지난해 2월, 한국 U-22 대표팀과 온두라스의 태국 킹스컵 경기에서 골키퍼 김동준은 페널티킥을 세 번이나 막아야 했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한국은 후반 31분 심상민의 핸드볼 반칙으로 온두라스에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다. 다행히 제프리 플로렌스의 킥이 골대 멀리 벗어나면서 한국은 위기를 넘겼다. 이후 한국은 한 골을 더 추가해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41분 다시 위기를 맞았다. 강상우의 반칙이 선언돼 또 한 번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김동준은 앨리스의 킥을 발로 막아낸 뒤 환호했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다시 실시할 것을 선언했고, 김동준과 키커가 다시 마주섰다. 김동준은 앨리스의 킥 방향을 정확히 읽어내 볼을 막아냈다. 10여 분 사이에 상대의 페널티킥 기회를 총 세 번이나 막아낸 셈이다.
- 강치돈의 설명
페널티킥의 요구 조건은 다음과 같다. 볼은 페널티마크에 놓여있어야 하며, 페널티킥을 실시하는 선수가 정확하게 확인돼야 한다. 수비 팀의 골키퍼는 키커가 볼을 킥할 때까지 키커를 바라보며 골포스트 사이의 골라인 위에 있어야 한다. 키커와 골키퍼의 동료 선수들은 페널티에어리어 밖, 페널티아크 밖, 볼 뒤편에 위치해야 한다. 키커가 볼을 터치하기 이전에 다른 선수가 이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규칙 위반이다. 주심은 골키퍼가 아닌 선수들의 위반을 감시하고, 부심은 페널티에어리어와 골라인의 교차 지점에 위치해 골키퍼의 위반을 감시해야 한다. 앨리스가 첫 번째 킥을 할 때 주심 근처의 한국 선수가 페널티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이처럼 수비 팀 선수가 규칙 위반을 했을 때는 골인되면 득점을 인정하고 골인되지 않으면 킥을 다시 실시한다. 골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페널티킥을 다시 실시한 것이다.
자파, 페널티킥 차고 또 차고!
지난해 10월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서울이랜드 FC와 수원 FC의 경기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전반 39분 수원 FC가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고, 자파가 키커로 나섰다. 서울이랜드 FC의 골키퍼는 김영광이었다. 자파는 김영광을 완벽히 속인 킥으로 오른쪽 구석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 재실시를 지시했다. 자파의 두 번째 페널티킥은 중앙을 향했고, 다시 한 번 골 망이 출렁였다. 이번에는 득점이 인정됐다. 자파는 기세를 이어 1분 뒤 필드골까지 추가했고, 수원 FC는 4-1 대승을 거뒀다.
- 강치돈의 설명
자파가 첫 번째 킥을 하기 전에 수원 FC 선수 2명이 페널티에어리어를 침범했다. 이처럼 공격팀 선수가 규칙 위반을 했다면, 골인됐을 경우 킥을 다시 실시하고 골인되지 않았을 경우 경기를 중단시킨 뒤 위반이 발생한 지점에서 수비 팀에 간접 프리킥을 부여한다. 골인이 됐기 때문에 페널티킥을 다시 실시한 것이다. 만약 양 팀 선수가 모두 규칙을 위반했다면, 역시 페널티킥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
* 이 글은 대한축구협회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5월호 'THE JUDG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글=권태정
자문=강치돈(대한축구협회 심판 전임강사)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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