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신규 국제심판들의 꿈과 도전
(왼쪽부터) 곽승순 부심, 송봉근 부심, 김우성 주심이 국제심판 휘장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FIFA 국제심판은 모든 심판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아무에게나 자격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심판활동 점수는 물론이고 영어, 체력 등에서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자리다. 까다로운 테스트와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반면 보람과 기쁨은 그 이상이다.
올해 새롭게 국제심판이 된 세 명의 신입생들은 더더욱 벅찬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인공은 김우성(29, 남자 주심) 송봉근(39) 곽승순(35, 이상 남자 부심)이다. 이들은 17일 오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6년도 국제심판 휘장수여식에 참석했다. 이날 휘장을 수여받은 심판은 총 28명으로 각각 남자 주심 7명, 남자 부심 9명, 여자 주심 4명, 여자 부심 4명, 풋살 심판 3명, 비치사커 1명이다. 협회는 국제심판에게 FIFA 휘장을 수여하며 국제경기 활동 자격을 부여하는 동시에 심판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행사를 마친 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와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심판으로 입문한 지 9년 만에 국제심판이 된 김우성 주심은 “심판을 시작할 때부터 국제심판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이 자리에 있게 돼 가슴이 벅차오르고 선배님들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스럽다. 더욱 책임감 있게 판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주심은 ‘제2의 김종혁(33)’을 꿈꾼다. 현재 한국축구 심판계의 대표주자인 김종혁 주심은 2001년 심판계에 입문해 8년 만인 2009년 국제심판이 된 후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AFC 아시안컵과 FIFA U-20 월드컵 주심을 맡으며 국제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김우성 주심 역시 김종혁 주심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빠른 기간 내에 국제심판 자격을 얻었다.
“내가 빠르게 국제심판이 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한 김 주심은 “어릴 때부터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지만 고등학교까지 클럽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꿈을 접었다. 필드 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심판에 도전했다”며 심판계에 입문한 이유를 밝혔다. 중학교 스포츠강사를 병행하고 있는 그는 “매 경기를 마친 후 선수, 관중, 임원들에게 박수 받으며 퇴장하는 심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송봉근 부심은 대기만성형이다. 1977년생인 송 부심은 2003년 심판계에 입문했으며 각고의 노력 끝에 13년 만에 꿈을 이뤘다. 특히 송 부심은 FIFA가 국제심판 연령제한을 이번부터 없애면서 응시자격을 얻게 된 케이스다. FIFA는 그동안 신규 국제심판의 경우 만 37세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실시해왔다.
송 부심은 “2012년 시험은 떨어졌다. 이후 착실히 준비를 했지만 연령제한 때문에 국제심판이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작년에 연령제한이 풀리면서 다행스럽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마음 속 꿈을 이루기 위해 체력과 어학 공부를 평소 꾸준히 해왔기에 가능했다”며 기뻐했다. 현재 회사원과 심판직을 병행하는 그는 “심판은 관중, 선수, 지도자 등 다른 주체가 축구를 올바로 하도록 유도하고 운영하는 존재다. 그러기 위해서는 옳은 판단과 굳은 신념이 필요하다. 작은 경기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2000년에 심판이 된 곽승순 부심 역시 오랜 기간 가슴 속에 품어온 꿈을 마침내 이뤄냈다. 현재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로 일하고 있는 곽 부심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라며 즐거워했다. 그는 “김우성 주심과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꿈을 키워왔다. 앞으로 국제심판으로서 더욱 공정한 판정을 내리겠다.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김우성 주심은 9년 만에 국제심판이 됐다.
송봉근 부심은 한국 나이로 마흔살에 국제심판의 꿈을 이뤘다.
곽승순 부심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축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라진 오프사이드 지침 따져보기 (0) | 2016.02.23 |
---|---|
강철의 전술학 개론-전술이 성공적이려면... (0) | 2016.02.23 |
선수 출신 축구행정가, 김동기 KFA 심판기술교육팀장 (0) | 2016.02.18 |
신태용의 신바람 축구,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0) | 2016.02.18 |
‘우리’에 대한 믿음 (0) | 201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