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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주니어 벤치에 K리그 레전드들

용의꿈 2015. 3. 19. 15:39

K리그 주니어 벤치에 K리그 레전드들

프로 산하팀 사령탑에 프로 출신 대거 포진... K리그 주니어 21일 개막

박재림 기자  |  greengreengrass@footballjournal.co.kr


왕년의 K리그 스타들이 각 구단 산하 18세 이하(U-18) 팀 감독으로 지략 대결을 펼친다. 올시즌 지휘봉을 잡은 10개 팀(19일 현재 공석인 대구FC U-18 현풍고 제외) 사령탑 중 7명이 현역 시절 K리그 무대를 누볐다. 선수들 간 맞대결만큼이나 뜨거울 벤치의 머리싸움. 오는 21일 개막 예정인 K리그 주니어의 또 다른 흥밋거리다.

  
▲ 임중용 대건고 감독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인천 유나이티드 U-18 대건고. 임중용(40) 감독과 전재호(36) 코치가 부임하며 고교 무대에서의 ‘비상’을 꿈꾼다. 둘은 2004~2011년 인천에서 각각 219경기, 212경기를 소화했고 2005년 K리그 준우승을 함께 일궜다. 지난 1월 사령탑 데뷔 무대였던 금석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임 감독은 이달 부임한 전 코치와 힘을 합쳐 리그에서도 돌풍을 잇겠단 각오다.

전남 드래곤즈 U-18 광양제철고 김현수(42) 감독은 1995년 K리그에 등장해 2002년까지 131경기를 뛰며 전남 수비라인을 지휘했다. 지난해 말 광양제철고 부임 당시 “프로 데뷔팀에서 유소년 지도를 맡아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올 초 백운기 고학년부 우승과 저학년부 준우승으로 지도력도 인정받았다.

K리그 284경기 출장에 빛나는 김학철(43) 감독은 모교 강릉제일고(강원FC U-18)에 둥지를 틀었다. 김 감독은 1980년대 후반 당시 강릉상고 소속으로 K리거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말 성인팀 최윤겸 감독 취임식에 참가한 김 감독은 “유소년팀과 성인팀이 강원도 축구 발전을 위해 힘쓰자”며 의기투합했다.

제주 유나이티드U-18 사령탑엔 정기동(54) 감독이 올랐다. 1983년 프로 원년 선수 출신인 정 감독은 1991년까지 통산 135경기에 출장한 수문장. 현역 시절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지만 지난해 제주 골키퍼 코치를 맡은 것이 인연이 돼 유소년 팀 수장을 맡게 됐다. 정 감독은 지난달 춘계연맹전에서 16강에 오르며 신고식을 치렀다.

  
▲ 김현수 광양제철고 감독

현대고(울산 현대 U-18) 박기욱(37) 감독은 지난해 코치로 감독대행직을 수행하다 올시즌 정식 감독이 됐다. 전임 감독 징계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으며 왕중왕전 4강에 오른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달 부산MBC배 정상에 오른 박 감독은 선수 시절 2001년 울산서 데뷔해 이듬해까지 33경기를 소화했다.

FC서울은 구단 산하 오산고 신임 사령탑에 김상문(48) 감독을 선임했다. 1990년 유공(현 제주)에서 데뷔해 1995년 대우(현 부산 아이파크)를 거치며 1998년까지 통산 221경기를 뛴 측면 수비수 출신이다. 선수 시절 서울과 인연은 없었지만 은퇴 후 서울 유소년클럽 총감독(2003년), 스카우터(2012~2014년)를 지냈다.

전북 현대 U-18 전주영생고 안재석(38) 감독은 현역 시절 전북 입단 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지만 그 아쉬움을 구단 유소년팀 지도자 생활로 풀고 있다. 전북 U-12 감독에 이어 지난해까지 U-15 금산중을 이끌었고 올시즌부터는 전주영생고를 지도하게 됐다. 특히 안 감독은 금산중 창단을 함께 한 초대 수장으로서 지난해 금석배 저학년부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경남FC U-18 진주고 사령탑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전남에서 뛰다 이후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서 활약한 김해국(41) 전 창원시청 코치가 올랐다. 그밖에 부천FC1995 U-18 손태호 감독과 신생팀 안산 경찰청 U-18 박성호 감독은 K리그 기록이 없다.

터줏대감 사령탑 “어서와, K리그 주니어는 처음이지?”

신입 감독들을 보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짓는 K리그 주니어 ‘터줏대감’ 스타 감독들도 있다. 이창원 포항제철고(포항 U-18) 감독, 박진섭 개성고(부산U-18) 감독, 전우근 용운고(상주 상무 U-18) 감독, 김대의 매탄고(수원 삼성 U-18) 감독이다.

  
▲ 이창원 포철고 감독

포철동초-포철중-포철공고 출신 이창원(40) 감독은 2009년 포항서 현역 은퇴 후 이듬해 포철공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포철공고에서 포철고로 지정학교가 바뀌는 와중에도 변함없이 팀을 지키며 리그 3연패(2011~2013년)와 2013년 왕중왕전 우승으로 전성시대를 지휘했다. 지난해에도 문체부장관기-대통령금배-전국체전-한중일 대회 등 4관왕에 더해 왕중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진섭(38) 감독 역시 프로 은퇴 팀에서 유소년을 지도하며 제2의 축구 인생을 열었다. 울산-성남 일화(현 성남FC)-부산을 거치며 통산 284경기를 뛴 국가대표 풀백 출신 박 감독은 2013년부터 개성고를 이끌고 있다. 감독 2년차인 지난해 대한축구협회장배 우승, 대통령금배 준우승에 이어 올 초 부산MBC 준우승으로 성과를 내는 중이다.

전우근(38) 감독은 K리그 통산 191경기 출장 경력의 대부분을 부산에서 쌓았다. 하지만2004~2005년 상무 시절 고 이수철 감독과의 인연으로 지도자 생활은 상무 유소년 팀에서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말 용운고 초대 사령탑에 오르며 씨를 뿌렸고 지난해 왕중왕전 4강에 이어 지난 1월 금석배 우승으로 꽃을 피웠다.

김대의(41)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조현두 감독의 뒤를 이어 매탄고 지휘봉을 잡았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수원에서 191경기를 뛴 ‘푸른 전설’ 김 감독은 지난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시즌 첫 대회 춘계연맹전 4강을 이끌었다. 박상혁 유주안 윤서호 이연규 박대원 등 지난해 AFC U-16 챔피언십 준우승 멤버들이 김 감독의 조련을 받으며 성장 중이다.

  
▲ 김대의 매탄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