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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앞에서 은퇴경기 치르는 차두리

용의꿈 2015. 3. 19. 14:46

어머니 앞에서 은퇴경기 치르는 차두리


차두리는 특별한 대표팀 은퇴경기를 앞두고 있다.


국가대표팀 은퇴경기를 앞둔 차두리(35, FC서울)는 특별한 감정에 휩싸여있다. 여느 선수와는 다르게 단순한 은퇴식이 아닌 은퇴경기를 치르는 데다 그동안 경기장을 찾지 않았던 어머니 오은미 씨도 경기장을 찾아 아들을 격려하기 때문이다.

차두리는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뉴질랜드와의 A매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는다. 2015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쳤던 차두리는 “이기고 떠나라”는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배려 속에 특별한 은퇴경기를 치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7일, 3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대표팀의 명단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차두리 은퇴식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에서는 전반전이 끝나고 관중석에 있던 해당 선수가 그라운드로 내려와 행사에 잠시 참여하는 다소 소극적인 은퇴기념식을 하는 것 같다”며 차두리는 경기에 출전시킨 뒤 은퇴식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슈틸리게 감독이 전한 힌트에 따르면 차두리는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매치에는 나서지 않는다. 이후 29일 오전 대표팀에 합류해 동료들과 발을 맞춘 뒤 31일 뉴질랜드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가 전반전이 종료되기 직전 교체 아웃돼 벤치로 돌아오며 많은 관중과 팬들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이어 하프타임에는 본격적인 은퇴 행사가 치러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잠시 경기장에 내려와 꽃다발을 받고 은퇴식을 치르는 것 보다는 은퇴경기라는 멋진 무대에서 뛰는 게 좋을 것”이라며 차두리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보였다.

지난 18일 FC 서울 선수로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마친 차두리 역시 은퇴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차두리는 “특별한 은퇴식을 치를 수 있게 해주신 슈틸리케 감독님과 배려해주신 최용수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며 “최선을 다해 마지막을 잘 장식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차두리의 어머니도 경기장을 찾는다. 차두리의 어머니는 떨리고 긴장된 마음에 아들의 경기를 관전하지 않아왔지만 대표팀 은퇴식 만큼은 직접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방문해 지켜보기로 했다. 이에 차두리는 “어머니께서 오시는 것은 큰 선물”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2001년 세네갈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차두리는 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까지 13년 84일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해 왔다. 이 기간은 최장기간 A대표팀 활동 선수 역대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재까지 차두리의 A매치 통산 기록은 75경기 4득점이다.

한편, 차두리 대표팀 은퇴식은 팬들과 함께해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FA)와 인스타그램(instagram.com/thekfa)을 통해 '차두리 고마워' 헌정 영상 제작을 위한 SNS 이벤트를 진행했다. 팬들은 차두리를 향한 500여 개의 응원 문구를 댓글로 남겼고 응원 영상 응모도 500여 개를 넘었다. 팬들의 응원 문구와 영상은 차두리 헌정 영상 제작에 활용돼 선수에게 전달되고 향후 KFATV에도 공개된다.


글= 김태경
사진= FAphotos
FC서울에서는 여전히 차두리의 폭발적인 오버래핑을 지켜볼 수 있다.
차두리는 후배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