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 A매치 데뷔골’ 한국, UAE에 3-0 완승
지난해 북한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 출전한 이용재의 모습. 이용재는 이날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새로 가세한 멤버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한국(FIFA랭킹 58위)은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73위)와의 평가전에서 염기훈, 이용재, 이정협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은 이날 다양한 선수를 골고루 테스트하는 동시에 만족스런 결과를 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곧바로 태국으로 이동해 미얀마와의 경기에 대비한다.
대표팀은 이번 소집을 앞두고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인해 기성용, 구자철, 김보경 등이 합류하지 못했다. 선수명단을 발표한 이후에는 김기희, 임채민이 부상을 당해 부랴부랴 주세종, 임창우를 대체선수로 뽑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 뽑힌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며 대표팀 주전 경쟁 구도는 한층 뜨거워졌다.
K리그의 힘 보여준 염기훈-이재성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 멤버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지게 되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A매치 경험이 전혀 없는 공격수 이용재와 미드필더 정우영은 데뷔전을 치렀다.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로 공석이 된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정동호가 나섰다. 지난 3월 뉴질랜드전에서 A매치 두 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은 이재성은 이청용 대신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대표팀은 최전방에 이용재가 나섰고 2선에는 손흥민-염기훈-이재성이 포진했다. 정우영과 한국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발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장현수-곽태휘-정동호가 맡았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김영권, 김주영, 김기희, 임채민 등 중앙 수비수 자원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용했던 장현수를 본업인 수비수로 기용했다. 이에 맞서는 UAE는 지난 아시안컵 3위의 주역인 오마르 압둘라흐만, 아메드 칼릴을 내세웠다.
전반 초반에는 손흥민을 비롯한 2선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손흥민이 프리롤 임무를 부여받아 자유롭게 움직였고 이에 따라 염기훈과 이재성이 연쇄적으로 위치를 옮겼다. 부지런히 뛴 염기훈과 이재성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27분에는 상대 골키퍼가 잡다가 놓친 공을 빼앗은 이재성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31분에는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계속 두드리자 마침내 열렸다. 전반 44분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염기훈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약속된 플레이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염기훈은 상대 수비벽 앞에 서있던 이용재를 향해 정확히 킥을 했고, 이용재가 순간적으로 주저앉으며 볼이 그대로 통과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K리그 선두권을 달리는 전북과 수원을 이끄는 이재성과 염기훈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재성은 번뜩이는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여는데 충실했다. 올 시즌 7골6도움으로 리그 득점과 도움 선두를 달리는 염기훈은 날카로운 킥 감각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내가 제2의 이정협이다’ 이용재의 무력시위!
이번 대표팀에 이용재가 선발되자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일본 J2리그 V바렌 나가사키에서 뛰는 이용재가 과연 대표팀에 걸맞는 선수냐는 논쟁이 일었다. 게다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용재가 금메달에 일조하긴 했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팬들의 애를 태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이용재의 기량을 확인한 뒤 대표팀에 불렀다. 그는 “내가 원하는 공격수는 열심히 뛰며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주는 선수다. 이용재는 적어도 내가 지켜봤을 때는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며 이용재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포항제철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용재는 2009년 프랑스 낭트로 이적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레드스타를 거쳐 2014년 일본 V바렌 나가사키로 이적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선발돼 2007년 U-17 월드컵, 2011년 U-20 월드컵에 출전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K리그에서 뛰지 않아 국내 팬들에겐 낯선 이름이었다.
이용재는 이날 대표팀 공격수로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전반부터 열심히 뛰어다니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38분에는 결정적인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 아쉬움을 삼켰다. 정동호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에 이용재가 발을 갖다댔으나 상대 골키퍼가 쳐내고 말았다. 심기일전한 이용재는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일을 냈다. 스로인 패스를 받은 이용재는 헤딩으로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려 추가골을 넣었다. 이로써 이용재는 최순호, 김주성,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등 한국을 대표했던 스트라이커들이 기록했던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용재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한국은 이후 UAE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후반 45분에는 이용재 대신 교체투입된 이정협이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보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었다.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3-0 UAE
득점자 : 염기훈(전44) 이용재(후15) 이정협(후45)
출전선수 : 김승규 김진수(후25 이주용) 장현수 곽태휘(HT 홍정호) 정동호 정우영 한국영 손흥민(HT 이청용) 염기훈(HT 남태희) 이재성(후36 주세종) 이용재(후16 이정협)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한국(FIFA랭킹 58위)은 11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샤알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 73위)와의 평가전에서 염기훈, 이용재, 이정협의 연속골에 힘입어 3-0으로 이겼다. 오는 16일 미얀마와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첫 경기를 앞둔 대표팀은 이날 다양한 선수를 골고루 테스트하는 동시에 만족스런 결과를 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평가전을 마친 대표팀은 곧바로 태국으로 이동해 미얀마와의 경기에 대비한다.
대표팀은 이번 소집을 앞두고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인해 기성용, 구자철, 김보경 등이 합류하지 못했다. 선수명단을 발표한 이후에는 김기희, 임채민이 부상을 당해 부랴부랴 주세종, 임창우를 대체선수로 뽑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그러나 새로 뽑힌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며 대표팀 주전 경쟁 구도는 한층 뜨거워졌다.
K리그의 힘 보여준 염기훈-이재성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 멤버들이 부상으로 대거 빠지게 되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 A매치 경험이 전혀 없는 공격수 이용재와 미드필더 정우영은 데뷔전을 치렀다. 차두리의 대표팀 은퇴로 공석이 된 오른쪽 풀백 자리에는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정동호가 나섰다. 지난 3월 뉴질랜드전에서 A매치 두 경기 만에 데뷔골을 넣은 이재성은 이청용 대신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대표팀은 최전방에 이용재가 나섰고 2선에는 손흥민-염기훈-이재성이 포진했다. 정우영과 한국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손발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장현수-곽태휘-정동호가 맡았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김영권, 김주영, 김기희, 임채민 등 중앙 수비수 자원이 줄줄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슈틸리케 감독은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주로 활용했던 장현수를 본업인 수비수로 기용했다. 이에 맞서는 UAE는 지난 아시안컵 3위의 주역인 오마르 압둘라흐만, 아메드 칼릴을 내세웠다.
전반 초반에는 손흥민을 비롯한 2선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가 눈에 띄었다. 손흥민이 프리롤 임무를 부여받아 자유롭게 움직였고 이에 따라 염기훈과 이재성이 연쇄적으로 위치를 옮겼다. 부지런히 뛴 염기훈과 이재성은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27분에는 상대 골키퍼가 잡다가 놓친 공을 빼앗은 이재성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31분에는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염기훈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계속 두드리자 마침내 열렸다. 전반 44분 아크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염기훈이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약속된 플레이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염기훈은 상대 수비벽 앞에 서있던 이용재를 향해 정확히 킥을 했고, 이용재가 순간적으로 주저앉으며 볼이 그대로 통과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K리그 선두권을 달리는 전북과 수원을 이끄는 이재성과 염기훈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재성은 번뜩이는 드리블과 정확한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여는데 충실했다. 올 시즌 7골6도움으로 리그 득점과 도움 선두를 달리는 염기훈은 날카로운 킥 감각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내가 제2의 이정협이다’ 이용재의 무력시위!
이번 대표팀에 이용재가 선발되자 비난 여론이 일어났다. 일본 J2리그 V바렌 나가사키에서 뛰는 이용재가 과연 대표팀에 걸맞는 선수냐는 논쟁이 일었다. 게다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이용재가 금메달에 일조하긴 했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팬들의 애를 태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으로 직접 건너가 이용재의 기량을 확인한 뒤 대표팀에 불렀다. 그는 “내가 원하는 공격수는 열심히 뛰며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주는 선수다. 이용재는 적어도 내가 지켜봤을 때는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며 이용재를 발탁한 이유를 설명했다.
포항제철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용재는 2009년 프랑스 낭트로 이적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레드스타를 거쳐 2014년 일본 V바렌 나가사키로 이적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선발돼 2007년 U-17 월드컵, 2011년 U-20 월드컵에 출전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K리그에서 뛰지 않아 국내 팬들에겐 낯선 이름이었다.
이용재는 이날 대표팀 공격수로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전반부터 열심히 뛰어다니며 기회를 엿봤다. 전반 38분에는 결정적인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 아쉬움을 삼켰다. 정동호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에 이용재가 발을 갖다댔으나 상대 골키퍼가 쳐내고 말았다. 심기일전한 이용재는 1-0으로 앞선 후반 15분 일을 냈다. 스로인 패스를 받은 이용재는 헤딩으로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오른발 슈팅을 때려 추가골을 넣었다. 이로써 이용재는 최순호, 김주성, 황선홍, 최용수, 김도훈 등 한국을 대표했던 스트라이커들이 기록했던 'A매치 데뷔전 데뷔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용재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한국은 이후 UAE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후반 45분에는 이용재 대신 교체투입된 이정협이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보다 완벽한 마무리는 없었다.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3-0 UAE
득점자 : 염기훈(전44) 이용재(후15) 이정협(후45)
출전선수 : 김승규 김진수(후25 이주용) 장현수 곽태휘(HT 홍정호) 정동호 정우영 한국영 손흥민(HT 이청용) 염기훈(HT 남태희) 이재성(후36 주세종) 이용재(후16 이정협)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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