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인터뷰] 50년 전통 파니니 카드, 한국 입성하는 이유

용의꿈 2015. 3. 12. 15:45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50년 전통의 축구 게임 카드가 한국에 상륙한다. 한국 팬들에게 ‘스포츠 게임 카드’는 낯설지만, 유럽과 미국에는 이미 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보편화된 컨텐츠다. 세계 최장수 스포츠 카드 게임 업체 파니니(PANINI)사는 직원을 한국으로 파견해 시장 조사를 마쳤다.

사실 ‘스포츠 게임 카드’가 처음은 아니다. 90년대 ‘NBA카드’ 혹은 ‘MLB카드’ 등으로 수집광들의 각광을 받았다. 당시 전국 수 백개의 스포츠 카드 매장이 생겼다. 하지만 시대에 변화에 따르지 못했다. 수집과 트레이딩 이상의 컨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쇠퇴했다. 한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더 이상 만들지 못한 것이 쇠퇴의 원인 중 하나였다.

반면 한국이 아닌 이외의 시장에서 ‘스포츠 게임 카드’는 활황을 이었다. 특히 유럽 축구가 성황을 이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에서는 각 리그별 축구 카드가 출시되며 보편화됐다. 지금도 유럽의 크고 작은 슈퍼마켓 등 소매점에서는 계산대에서 쉽게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유럽축구연맹(UEFA)등의 라인센스를 정식으로 획득하고 세계 최고의 축구 게임 카드를 만들고 있는 파니니의 피에르 파올로 카르테리 마케팅 이사에게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들었다.

-파니니 카드는 유럽에는 이미 보편적이지만, 한국에는 낯설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파니니는 1961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시작된 스포츠 카드다. 가족 사업이었다. 유럽 길거리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신문 가판대를 통해 스포츠 카드를 판매하면 좋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당시 세리에의 축구 선수의 카드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유럽 전역으로 이어졌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수출을 했고, 디즈니 등 미국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에서도 연락이 왔다. 이제는 스포츠 게임 뿐만 아니라 디즈니 카드 등 다양한 카드를 만들어 110개 국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축구 게임 카드가 한국에서는 대중적이지 않다. 축구 게임 카드의 역사는?
파니니 카드의 역사가 곧 축구 게임 카드의 역사다. 미국에도 ‘탑스(Topps)’ 등의 브랜드가 미국 스포츠 카드를 제작하고 있다. 축구의 경우 파니니가 독보적이다. 파니니는 FIFA, UEFA와도 정식 협약을 맺었고, 각국 축구협회, 유명 클럽과도 라이센싱을 맺었다. 수 십년간 시장의 선두주자는 파니니였다. 예전에는 단순히 카드를 수집하고, 카드의 가치를 책정하고, 교환-판매 등에서 흥미를 얻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 카드가 보유한 선수의 수치를 통해 게임을 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예전 한국에서 MLB와 NBA카드가 유행했는데, 사라졌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시대의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이제는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새로운 컨텐츠가 필요하다. 특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의 발달은 축구 게임 카드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기본적으로 카드를 모으는 것은 자기 만족이 첫 번째 이유이고, 그 다음은 과시다. SNS를 통해서도 빠르게 과시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시대에 맞춰 새로운 변화가 있는가?
단순히 카드를 모아서 자기만족과 과시로 끝난다면 생명은 길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니니사는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이 가진 카드를 ‘과시’할 수도 있고 또 온라인 상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식 협약을 맺은 UEFA를 통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카드를 발매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카드의 명칭은 ‘UEFA 챔피언스리그 아드레날린 XL’이다. 이를 위해 개발된 홈페이지(http://ucl.paniniadrenalyn.com/kr/challenge/onlinechallenge/)를 통해 전세계 팬들과 즐길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한 카드의 고유번호에 입력된 능력치를 기반으로 지구 반대편 누군가와 맞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한국 시장 진출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나?
예전과 달리 UEFA 챔피언스리그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손흥민의 레버쿠젠 역시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선수가 꾸준히 유럽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도 상당한 장점이고, 한국 선수가 없더라도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둥 걸출한 스타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기에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더불어 월드컵 시즌에는 FIFA와의 협약을 통해 월드컵 버전의 카드가 나온다. 대회 기간 중 즐길 수 있다. 한국 역시 월드컵 본선에 꾸준히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에는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지만, 일본을 비롯한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기존 축구 게임과의 차별성이 중요할 것 같은데?
한국에도 이미 많은 축구 온라인 게임이 출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 파니니가 출시한 명칭은 ‘UEFA 챔피언스리그 아드레날린 XL’은 카드 수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 그리고 전세계 팬들과 맞붙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국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전국 PC방 점주 연합체인 (사)인터넷PC문화협회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전국 3,000여개의 인문협 회원 PC방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더불어 컬렉팅포유(www.collecting4u.net) 홈페이지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향후 한국에 특화된 컨텐츠 제작 등의 계획은?
한국 팬들은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 이번 방한을 통해 대한축구협회(KFA)와도 의미있는 미팅을 가졌다. 파니니가 축구 게임 카드를 통해 한국의 스포츠 게임 카드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다. 물론 K리그 카드 출시 등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한 마디.
축구를 즐기는 법은 다양하다. 직접 축구를 하고, 보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각종 온오프라임게임을 통해서도 많이 즐겨왔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파니니가 출시한 축구 게임 카드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문화가 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리그나 팀 혹은 선수에 적극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단순한 게임으로 그칠 것이라면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한국에서도 축구 팬 저변 확대에 도움이되고 싶은 마음이다. 관심과 사랑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