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슈틸리케 감독이 돌아본 아시안컵 장단점

용의꿈 2015. 3. 11. 16:24

슈틸리케 감독이 돌아본 아시안컵 장단점


경험을 통해 찾은 장점을 발전시키고 단점을 보완한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015 AFC 아시안컵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대표팀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11일, 파주NFC에 방문했다. 2015 KFA 골든에이지 출정식과 2015 KFA 기술세미나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골든에이지 출정식에서 지도자들을 격려한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세미나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지난 1월 경험한 호주 아시안컵의 기술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부족한 점들을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본격적인 세미나에 앞서 냉철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과에 만족하기 보다는 보완점을 찾아 팀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어 아시안컵 각 경기를 간략하게 되짚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6경기를 다음과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조별리그 1차전(오만전): 문전 앞 25미터 지점에서 기술, 적극성, 창의력이 더 필요하다.

-조별리그 2차전(쿠웨이트전): 기술적 실수로 인해서 많은 역습 찬스 무산시켰다.

-조별리그 3차전(호주전): 볼을 빼앗은 후에 우리의 실수로 볼을 다시 빼앗겨서 수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8강전(우즈벡전): 지속적으로 수비 조직력에만 의존했다.

-4강전(이라크전): 우리의 실수 때문에 상대방에게 결정적 기회를 수 차례 헌납했다.

-결승전(호주전): 잘한 팀이 승리한 게 아니라 실수를 더 많이 한 팀이 지는 거다.

각 경기마다 느낀 개선점들을 토대로 전반적인 한국의 약점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아시안컵을 치르며 느낀 보완점들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선수들이 문제 상황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당황하는 플레이가 너무 많았다는 점이고 세 번째로는 침착성과 상황 판단이 부족했다는 것을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가 수비할 때 공을 빼앗은 다음 역습찬스를 이어가지 못하고 바로 상대방에게 다시 공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플레이가 자주 나오는 원인 중 하나는 선수들의 책임감이 부족하고 문제 인식을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침착성과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해 공을 빼앗은 후 당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규율, 조직력, 투지를 바탕으로 한 전술적 조직력을 한국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미드필더들이 투쟁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수비를 해줬다. 수비라인 간격도 잘 유지 돼서 전술적 조직력에는 만족한다. 반면 공격진영에서는 위협적인 장면들을 많이 만들고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채로 진행됐다. 아시안컵에서의 보완점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선수들 개개인의 실수를 짚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선수들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가 돋보인 대목이다. 더불어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을 통해 한국 축구가 일보 전진했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3월 평가전 두 경기에도 집중해서 우리가 쌓아온 성과들을 이어나갈 것이다”라고 말하며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파주= 김태경
사진=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