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이 말한 '윤정환표 축구'
"모든 선수 수비의식 가져야"
[일간스포츠 윤태석]
제공 한국프로축구연맹
"모든 선수들이 수비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지 수비만 하는 축구는 아니다."
울산 현대 윤정환(42) 감독이 직접 말한 '윤정환표 축구'다.
울산은 8일 FC서울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홈개막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윤 감독은 "첫 경기에서 승리해 기쁘다. 사실 선수들이 함께 발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잘 준비를 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첫 단추를 잘 뀄으니 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일을 벗은 '윤정환표 축구'는 인상적이었다. 단단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서울을 무너뜨렸다. 윤 감독이 스스로 밝힌 자신의 철학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일단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면서 공격으로 나가야 하고 볼을 어디서 뺏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선수들이 알면 좀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진 압박을 하면서 카운트어택을 노렸다. 이게 바로 우리의 축구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수비 축구'라 평할 수는 없다는 게 윤 감독 생각이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수비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지 수비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도 실제로 2골을 넣었고 찬스도 더 많았다"고 자평했다.
일본에서만 코치와 감독을 지낸 윤 감독이 K리그를 지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K리그가 일본 축구에 비하면 좀 둔탁한 면이 있다. 스피드와 힘은 있지만 패스 미스도 많다. 세밀한 부분을 좀 더 가다듬으면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볼을 뺏은 후 금방 뺏기는 장면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감독은 현역시절 환상의 콤비였던 서울 최용수(44) 감독과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수원 서정원(45), 포항 황선홍(47) 감독 등 선배 지도자와 줄줄이 붙어야한다. "40대 사령탑끼리 많이 치고받게 될 것 같다"고 묻자 그는 "치기만 하고 받고 싶지는 않다"고 웃음지으며 "40대라는 나이는 크게 생각 안 한다. 우리 팀이 하고자하는 축구만 명확하게 매 경기 보여주고 그런 경기력이 나온다면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울산=윤태석 기자 sport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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