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포메이션’은 선수를 춤추게 한다
감독 전술구사 밑바탕
현대축구 공수 조직의 세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터에서 전열이 흐트러지면 백전백패라고 했다. 일정하게 대형을 이뤄 공격해 나가야 승리가 보장된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축구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주전 11명이 적절한 ‘포메이션’(대형)을 이루고 수비-미드필더-공격수 사이에 촘촘한 간격을 유지한 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탄탄한 조직력으로 승전가를 부를 수 있다.
포메이션은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의 밑바탕이다. 전문가들은 같은 포메이션이라도 감독이 어떤 성향의 선수를 실전에 배치하느냐에 공격적으로 될 수도 있고 수비적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시작된 이후, 초창기 2(풀백)-3(하프)-5(포워드), W-M을 거쳐 4-2-4, 4-4-2, 3-4-3, 3-5-2 등 다양한 형태의 포메이션이 나타나며 그때마다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바꿔놨다.
압박과 속도를 특히 강조하는 현대 축구에서 포백을 바탕으로 한 4-4-2(4-5-1 또는 4-4-1-1로 변형)가 대세이지만, 2011 아시안컵에서 조광래 한국대표팀 감독과 자케로니 일본대표팀 감독은 4-2-3-1을 가동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스페인 명가 FC바르셀로나는 공격적 성향의 4-3-3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며 다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 조광래 감독은 왜 4-2-3-1?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은 ‘크리스마스트리’ 포메이션으로 알려진 4-2-3-1로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를 이뤄냈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조 감독도 스리(3)백 등을 실험해보다가 결국 이 대형을 택했다. 이 대형은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더블볼란치)를 포백 앞에 배치해 중원에서부터 상대의 공격을 1차 필터링해 취약한 중앙 수비를 강화하겠다”(신문선
조 감독은 아시안컵 뒤 10일 터키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도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강팀을 만날 것에 대비해, 기존에 해왔던 대로 이용래-기성용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중원에서부터 압박하고 매우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앙 수비를 강화하기 위한 대형이기는 하지만, 공격으로 전환 때 더블볼란치는 물론, 좌우 풀백까지 가세해 공세를 강화하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좌우 풀백의 적극 공격 가담으로 측면 쪽으로 상대에 역습을 당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좌우 풀백이 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에메 자케 감독의 프랑스가 이 포메이션으로 ‘아트사커’를 구사하며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 맨유는 ‘전통의 4-4-2’
앨릭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4-4-2를 애용해왔다. 투톱 중 웨인 루니를 때론 ‘처진(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용해 활동폭을 넓혀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전술을 구사하기도 한다. 맨유의 4-4-2는 발빠르고 공격 가담 능력이 좋은 좌우 풀백(파트리스 에브라, 하파에우)을 보유한 게 특징. 중앙수비(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의 능력이 특히 뛰어나다.
4-4-2는 1950년대 말부터 브라질이 사용했던 4-2-4의 약점인 수비를 보완한 포메이션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은 공격적인 4-2-4를 처음 월드컵에 들고 나와 1958년 스웨덴부터 1962년 칠레, 1970년 멕시코월드컵까지 3차례 우승한 바 있다. 4-4-2는 잉글랜드가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 가동해 우승을 일궈낸 대형이다.
■ FC바르셀로나의 ‘공격적 4-3-3’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사는 2010~2011 시즌 다비드 비야-리오넬 메시-페드로 등 3명의 포워드를 최전방에 내세운 4-3-3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가공할 득점력을 갖춘 3명은, 화려한 개인기와 볼키핑력, 강철 체력까지 겸비한 두 명의 미드필더(사비 에르난데스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지원을 받아, 이번 시즌 정규리그 22경기에서 무려 50골을 합작해냈다. 팀이 기록한 70골 중 50골(메시 24골, 비야 14골, 페드로 12골)이 그들 몫이었다. 미드필더 3명 중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수비 쪽에 치중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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