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내 아쉬운' 박주호 수락·손흥민 거부..왜 그랬을까
[데일리안 스포츠 = 이상엽 객원기자]
아시안게임에서 2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쾌재를 불렀지만,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은 못내 아쉬움을 삼켰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과의 축구 남자 결승서 연장 종료 직전 임창우의 골로 1-0 승리했다.
↑ 아시안게임 출전을 원했던 손흥민(22)은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로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곱씹을 수밖에 없게 됐다. ⓒ 연합뉴스
이로써 한국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섰다. 더불어 군 미필자였던 와일드카드 박주호(27)-김신욱(26) 등 엔트리에 오른 20명 모두 병역특례의 겹경사를 누렸다.
소속팀 레버쿠젠의 입장은 단호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레버쿠젠에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요청했지만, 레버쿠젠은 "아시안게임은 차출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레버쿠젠은 시즌을 맞이하면서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서는 시즌 초반이 중요한 만큼, 팀의 핵심인 손흥민이 빠지면 팀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판단했다.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구단과 로저 슈미트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의 핵심이라는 것을 재차 입증했다.
하지만 같은 분데스리가 소속 마인츠는 박주호의 차출 요청을 받아들였다. 박주호의 병역문제가 해결되면 장기계약도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국 대표팀이 북한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자 마인츠 구단은 "박주호의 병역문제가 해결되어 기쁘다. 장기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입장을 전했다.
물론 마인츠 구단이 박주호와 장기계약을 정말 할 것인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병역문제가 해결되면서 이적료는 이전보다 뛰어올랐다. 그것만으로도 마인츠의 결정은 큰 수확을 불렀다.
레버쿠젠이 차출을 두고 마인츠와 입장이 달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손흥민은 22세의 젊은 선수로 이번 아시안게임이 아니라도 병역특례의 길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레버쿠젠이 손흥민의 병역특례로 인한 몸값 상승보다 팀 성적에 따른 가치가 훨씬 크다고 여겼다면 차출 거부는 당연한 결정일 수 있다.
레버쿠젠 서포터들 중 일부는 "언젠가는 손흥민이 이적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구단 역시 굳이 먼 미래인 병역문제까지 신경을 쓰는 것보다 손흥민의 활약을 바탕으로 당장의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여러 면에서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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