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선수만이 아니라 지도자를 길러야 한다

용의꿈 2014. 9. 30. 15:35

[골닷컴] 대전 시티즌의 U-12 유소년 팀을 맡고 있는 김인호 감독이 유소년 지도와 축구 전반에 관한 글을 기고합니다.

매년 크고 작은 국제대회가 축구팬을 기다리게 한다. 한국은 4년 주기로 열리는 FIFA월드컵을 비롯해 각급 청소년, 아시아 대회 등 한국축구를 평가할 수 있는 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뽐낸다.

대회가 끝나면 다수의 언론은 한국 축구를 분석하며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다. 그 중 결과에 관계없이 가장 대표적으로 나오는 의견 중에 하나가 바로 유소년 축구 정책에 관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그동안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를 지속 해오고 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시도했던 우수선수 해외 유학 프로그램은 지금의 지동원·손흥민을 배출하는 데 일조했고, 초중고 주말리그 시행은 유소년 축구를 학교 운동부에서 클럽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와 동시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노력하는 초중고 우수지도자를 선발, 해외단기연수를 보내 선진축구를 경험하게 했다.

이와 같이 협회는 유소년 축구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지적은 비슷하다. 유소년 지도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훈련이 이루어진다는 비판과 창의적 선수 발굴이 어렵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현장 지도자로서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선진적인 훈련이 이루어지는 팀도 많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어쨌든 이와 같은 지적은 우리나라 지도자의 교육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이라 씁쓸하다.

최근 젊은 지도자 중에는 선진축구를 경험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나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된다. 잉글랜드에 거주하며 페이스북 페이지 'STV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문홍 씨를 비롯해 스페인에서 유소년 지도자를 하는 조세민 씨 등이 대표적이다. 두 지도자 모두 20대 초반에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한국축구를 바꿔보고자 직접 유럽에 나가 지도자로서 준비를 시작한 20대 청년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홈페이지 운영을 통해 국내의 지도자에게 축구의 관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해주며 선진축구의 간접 경험을 도와주고 있다.

이렇듯 각종 멀티미디어의 발달에 발맞춰 지도자 개인의 노력이 유소년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축구도 지도자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뿌리가 튼튼해야 좋은 열매를 얻는 것처럼 우수한 선수를 육성하기 이전에 우수한 지도자를 육성해야 좋은 선수를 더 많이 길러낼 수 있다.

지도자 육성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현재 협회에서는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위한 코스가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시스템화 된 교육여건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지도자 자격증 취득이 축구 선진국과 비교해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진다. 그러다 보니 아직도 주먹구구식의 지도가 일선팀에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지금의 보수교육 같은 의무 교육 시간을 늘리거나 자격증 유지를 위한 검증이 필요하다.

인구 1,600만 정도의 네덜란드만 해도 자격증을 취득할 때 지도자가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시간이 우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길다. 자격을 취득하는 데 이수하는 시간이 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왜 우리와 달리 우수한 지도자와 선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는지 살펴 볼 필요는 있다. 개인보다는 국제적으로 접근하기 용이한 협회가 직접 축구선진국의 지도자 육성에 대해 알아보고 국내의 많은 유소년 지도자에게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이제 국제대회를 치르고 나면 유소년 교육에 대한 지적만 반복하기보다는 유소년 지도자 육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살펴보자. 결국, 이러한 노력이 한국축구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