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

양주의 '잘 뛰는' 플레잉코치 신민수 스토리

용의꿈 2014. 3. 24. 10:04

 

                       양주의 '잘 뛰는' 플레잉코치 신민수 스토리

 

 

화성 FC와의 경기에서 끈질긴 플레이로 상대팀의 선수들을 괴롭히는 신민수(우측) @FAphotos

                            화성 FC와의 경기에서 끈질긴 플레이로 상대팀의 선수들을 괴롭히는 신민수(우측) @FAphotos

 

플레잉코치에 대한 기대치는 낮다. 선수들을 지도하며 직접 뛰어야 하니 100% 컨디션으로 경기에 출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챌린저스리그 양주시민축구단(이하 양주)에는 ‘잘 뛰고 잘 가르치는’ 중앙 수비수이자 플레잉코치 신민수(31)가 있다. 신민수는 양주에서만 8년 동안 뛴 베테랑이다. 팀의 영광과 시련을 모두 함께했다. 이적이 잦은 챌린저스리그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15일 오후 열린 ‘DAUM 챌린저스리그 2014’ 화성FC와의 경기 후 양주 사무실에서 신민수를 만났다.

팀 잔류해 의리 지킨 신민수

양주는 2008년 리그에서 우승했다. 창단한지 2년 만의 일이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선수들이 각급 리그에서 몰려들었다. 이들 중에는 공익근무 중인 황지수(33, 포항스틸러스)도 있었다. 신민수는 “당시엔 상대팀들이 우리 노란 유니폼만 보면 두려워서 공 한번 제대로 못 찰 정도였다”고 했다.

팀이 어려움을 겪은 것은 2012년부터다. 승리수당 지급 문제와 후원기업 철수 등 악재가 겹쳤다. 이 때문에 선수들과 코치진이 대거 팀을 빠져나갔다. 구단은 부채에 허덕였다. 신민수에게도 다른 구단의 제의가 왔다. 하지만 그는 떠나지 않았다.

“양주는 저에게 직장도 주고, 기쁨도 줬던 곳이다. 팀이 가장 힘들 때 떠난다는 게 내키질 않았다.”
양주는 2012년부터 부진에 빠졌다. 구단 운영이 쉽지 않아 성적까지 나빠졌다. 일단 선수단이 대거 바뀌었다. 몸값 비싼 선수들보다는 젊고 의욕 있는 선수들을 데려왔다. 당장 성적보다 먼 미래를 기약했다. 신민수는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중책을 맡으며 팀을 이끌고 있다.

플레잉코치로 선수와 감독 연결

유종완 양주 감독은 신민수에 대해 “수비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다. 나이도 많은 편인데 몸을 사리지도 않는다. 프로팀에 뛰어도 손색없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정신력도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신민수는 팀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그래서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선수단에 경험이 부족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고 하나로 뭉치는 데 신경을 쓰자고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새 감독과 선수단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도 신민수의 몫이다. 유 감독은 지난 1월 부임했다. 그래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민수는 “감독님이 처음에는 수비수 5명을 두는 전술을 주문했다. 선수들 중 일부는 의아해했다. 그래서 내가 감독님께 선수들의 의견을 전해드렸다. 결국 시즌 직전에 포백으로 돌아왔다. 그런 부분들이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끊질긴 축구 신민수가 추구하는 팀색깔이다 @FAphotos

                         쉽게 무너지지 않고 끊질긴 축구 신민수가 추구하는 팀색깔이다 @FAphotos

 

두 차례 부상 그리고 양주에서의 기회

선수 생활 중 프로팀에 갈 기회가 없었는지 물었다. 착잡한 표정이 이어졌다. “나도 사연이 있는 선수 중 하나다”라고 했다.

“대학 4학년 무렵 프로팀에서 제의가 있었다. 제시한 금액이 생각보다 적었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조금 더 있으면 금액을 올려 제시할 거라고 얘길 해줬다. 그래서 후반기에 팀을 고르려고 했다.”

프로팀 제의를 기다리던 중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연습 도중 무릎을 다친 것이다. 연골이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평생 해온 운동을 그만두는 것까지 고려했다. 신민수는 우여곡절 끝에 프로팀 대신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한국수력원자력에 입단했다.

하지만 다시 부상이 이어졌다. 이번엔 발목이었다. 신민수는 한국수력원자력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축구와의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했다. 공익근무라도 빨리 마치려 했는데 그것도 쉽게 자리가 나지 않았다. 여기저기 알아보다 불러준 곳이 바로 양주다.” 신민수는 현재 낮에는 지역체육회에서 생활체육지도자로, 저녁에는 구단에서 코치 겸 선수로 일한다.

신민수는 양주에 대해 “상대팀이 고개를 흔들 정도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되고 싶다. ‘아, 정말 끈질겨서 못해 먹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팀이었으면 한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팀 색깔은 그렇다”고 했다.

KFA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