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훈련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선수들 ⓒ이상헌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때면 누구나 새로운 마음가짐을 하게 된다. 매섭게 추웠던 지난 겨울 동안의 힘들었던 훈련 과정들을 이겨낸 선수들은 설렘과 기대 속에서 새 시즌을 맞이할 것이다.
일단 겨울 동안 많은 땀방울을 흘렸을 모든 선수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전부 이뤄지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준비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언급해보겠다.
1. 목표를 설정하라!
높은 언덕을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천천히 걷는 것이 필요하다. 선수로서의 길은 길다. 유청소년기에 너무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른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선수 생활 전체를 놓고 봤을 때의 최종적인 목표와 그 중간 단계의 목표, 그리고 현 상황에서의 세부적인 목표 등을 설정해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그만 부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실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 어떻게 도달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축구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한 걸음씩 침착하게, 긴 호흡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맹목적인 삶보다는 자기의 의지를 펼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 노력이 결국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는 것이다.
2. 지속적으로 실시해라!
둘이서 똑같이 출발했는데,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 돌아보면 한 사람은 저 멀리 가있고, 다른 한 사람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루하루의 차이는 별 것 아니지만, 그 하루가 많이 지났을 경우에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러분들도 타고난 눈부신 재능을 바탕으로 청소년기에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다가 자기 관리에 실패하면서 어느 순간 사람들의 눈밖으로 사라져버린 많은 유망주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꾸준함은 선수가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이며, 꾸준함이 있는 선수만이 10년 넘게 축구계의 중심에서 빛날 수 있다. 결국 의미 있는 시간관념이 필요하며, 그 시간관념의 차이를 통해 기쁨과 희망을 맛볼 수도, 반대로 슬픔과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다.
3. 자신감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반드시 굴곡은 있기 마련이다.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다. 언덕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 축구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심신이 어려울 때가 오기 마련이고, 많은 선수들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좌절한다. 스스로에 대해 분노하고, 왜 나에게 이런 상황이 닥치는지를 원망하고, 결국 그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꺾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는 즐겁고 기뻤던 순간을 생각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내가 좋았던 순간을 돌이켜보면서 그 때와 같은 생활 패턴과 행동, 플레이로 고비를 극복해야 한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행동한다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의욕을 낳고,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상대와 경쟁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더욱 적극적인 생각과 행동이 필요하다. 경기장에서 맞부딪치는 상대가 누구든, 설령 자신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별 것 아닌데. 내가 충분히 이길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항상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내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당당하게 부딪쳐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앞으로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헌
4. 한 해를 부상 없이 보내는 것! "운동장에서 뛰고 있을 때 가장 행복했고, 축구를 할 때 가장 자유를 느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인 아스널의 수비수 키어런 깁스(Kieran Gibbs)가 했던 말이다. 선수로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부상으로 경기장에 나가지 못할 때이다. 특히 힘들고 어려웠던 동계훈련을 마친 상황에서 시즌에 들어가기 직전에 당한 부상은 치명적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듯한 비참한 심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신이 준비해온 몇 개월간의 땀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은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부상의 원인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상대와의 충돌, 그리고 드물게는 상대가 고의적으로 해하려고 하는 상황도 있지만, 사실 본인의 부주의나 관리 부족으로 인한 부상도 상당히 많다. 경기를 앞두고 항상 몸을 최고의 상태로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면서 축구선수로서의 최고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몸 관리가 필수적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릴 적부터 올바른 습관과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만 부상을 떨쳐버릴 수 있다. 이것은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항상 마음 속에 깊이 새겨놓아야 하는 부분이다. 5. 영양섭취를 소홀히 하지 말아라! 에너지가 부족하면 체중이 줄고 체력이 떨어지는 것 뿐 아니라 집중력도 저하된다. 시합을 준비하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몸에 영양소가 불균형을 이루면 반드시 신호가 오기 마련이기에 평상시의 식습관이 결국은 부상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3대 영양소라고 하는데, 균형 있는 식사가 오랜 선수 생활을 약속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임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어떤 음식이 축구 선수에게 좋고, 어떤 음식이 좋지 않은지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햄버거나 피자, 콜라와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은 축구 선수가 피해야할 1순위 음식이다. 선수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패스트푸드 음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선수 역시 많이 있다. 이런 자그마한 부분부터 철저해야만 축구 선수로서의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 |
ⓒ이상헌
6. 여러 부류의 친구들과 사귀어라!
주말리그제를 실시하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런 만큼 축구를 하는 동료 뿐 아니라 학급 친구들과도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한다. 축구가 아닌, 다른 부류의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친구들도 호기심을 갖고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생활이 축구라는 세계 안에서만 이뤄진다면 그것도 매우 답답한 일이다. 세상을 향해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갖고, 그 세상과 교류를 갖는 것은 축구 선수 이전에 인간으로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축구로만 한정된 삶은 선수 자신에게도 좋지만은 않다. 다양한 경험과 교류는 그 선수의 삶을 더욱 풍족하게 해줄 것이다.
그 동안은 축구 선수는 축구만 잘하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축구만 잘하지 말고, '축구도 잘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결국 학창 시절의 많은 친구는 자신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믿음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7. 칭찬이 칭찬을 낳는다!
제대로 된 칭찬을 받고 자란 사람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새롭게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성장하면서 받은 칭찬의 힘이 그들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청소년 시기에는 칭찬과 격려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지도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 동안 실천에 옮기지는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제는 결심을 하고, 선수들에게 좀 더 따뜻한 칭찬과 격려를 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선수들 역시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서로 칭찬하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것이 결국 팀웍과도 이어지기 마련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칭찬하기를 즐긴다. 칭찬의 위력을 잘 알기에 그들은 칭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선생님들의 많은 격려와 칭찬이 결국은 어린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에게 계획하고 준비했던 모든 것들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글=윤덕여(전 U-17 대표팀 감독, 전 경남-대전 수석코치)
* 대한축구협회 기술정책 보고서인 'KFA 리포트' 2011년 4월호 '축구 칼럼' 코너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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