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소식

신태용 “런던올림픽보다 네임밸류 떨어지지만 믿어달라”

용의꿈 2016. 6. 27. 17:28

신태용 “런던올림픽보다 네임밸류 떨어지지만 믿어달라”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의 면면이 2012 런던올림픽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지만 팀으로 하나돼 최고의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27일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 23층 교보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18명의 선수를 발표했다. 신 감독은 최종명단 발탁 배경과 향후 일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런던올림픽에 비해 네임밸류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부족한 점을 보완해 국민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발 배경은
최종명단에 든 선수나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긴장할 것이다. 18명 뽑혔다고 해서 리우 간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부상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수들이 국민들이 열망하는 성적 내도록 최선 다하겠다. 올림픽은 월드컵과 다르게 18명 뿐이라 두세 자리를 볼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엔트리가 많지 않아 기존 선수에 문제가 생기면 대처하기 쉽지 않다. 지금 잘 하는 선수가 뽑히지 않은 것은 예비엔트리 발표기한 등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와 해외파 합류 일정 및 훈련 일정은
석현준이 포르투 프리시즌 훈련하다가 7월19일 현지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장현수는 23일 연변과 경기를 치르고 25일 합류할 것으로 본다. 손흥민은 멜버른에서 유벤투스, AT 마드리드와의 경기를 뛰고 31일 살바도르로 합류할 것이다. 우리 팀 일정은 18일 출국해 상파울루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와일드카드 3명 중 2명이 공격수다.
사실 머리 안에 담아둔 선수는 홍정호와 장현수다. 홍정호는 카타르에서 리우행 티켓을 딴 후 접촉해서 독일까지 직접 가서 만나고 전화통화도 했는데 본인이 무조건 가겠다며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독일에서 만나며 의지를 확인해 걱정하지 않았다. 자신도 올림픽과 관련해 사연이 있어서 무조건 가겠다고 해서 두 선수를 정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다른 선수의 부상과 해외이적이 겹치며 구단이 적극적으로 반대해 못 왔다. 그래서 장현수 혼자만 부를 수밖에 없었다.
왜 수비수를 뽑지 않고 공격수를 데려가느냐, 왜 (수비수를) 폭넓게 선발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미리 두달 전에 예비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모든 선수를 다 넣을 수 없고 리우로 꼭 데려갈 선수를 뽑아 대한체육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잘하는 선수를 뽑을 수 없다. 우리가 보지 않은 선수를 뽑을 상황이 아니었다. 예비명단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왜 현재 뛰는 선수를 안 뽑지 하는데 예비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해 뽑지 못했다.
와일드카드도 35명 안에 없으면 뽑지 못한다. 그렇다고 와일드카드를 예비명단에 10명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폭이 좁아진 상황에서 우리가 봐온 선수, 23세 이하 선수를 적절히 넣어야 한다. 예를 들면 윤영선, 김기희 등 수비수들을 왜 안 넣었냐 하는데 이 선수들을 뽑으면 다른 포지션에서 꼭 필요한 선수를 데려갈 수가 없다. 홍정호는 무조간 갈 수 있다고 해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게 틀어지니 공격수로 뽑았다. 수비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만들면 잘 할 수 있으니 크게 걱정 안 한다. 수비 불안하다고 하는데 대량실점한 적도 없고 무실점 경기도 많이 했다.

석현준 발탁 이유는
석현준도 와일드카드에 미리 들어가 있었다. 와일드카드가 예비명단에 5~6명 들어갔는데 황의조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석현준을 뽑은 가장 큰 이유는 체코, 스페인과 유럽 원정경기에서 동구권과 붙을 때도 파워가 뛰어나고 앞에서 흔들어줬다. 김현이 신체적 조건으로 그동안 경합해줬는데 석현준이 파워풀하게 해줄 수 있어 뽑았다. 석현준은 저와 접촉하기 전에 나를 뽑아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고, 제가 대표팀 코치로 같이 훈련해봐 잘 알기도 해서 뽑았다.

예비명단 관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사실 예비명단 때문에 고민을 계속 했다. 예를 들어 런던 올림픽 때는 (예비명단에 든 선수가 대체선수로 올 때) 다이렉트로 12시간이면 비행기 타고 올 수 있는데 브라질은 필요하면 30시간 가까이 비행하고 와야 하기에 그렇게 와서 과연 제대로 해줄 수 있을지 고민스러웠다. 코칭스태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기껏 와서 경기에도 못나가면 어떻게 하나. 써먹지 않으면 소속팀 구단의 입장은 어떨까 생각했다. 대체선수가 와서 뛰지도 못하면 팀 워크에도 좋지 않다. 그래서 예비엔트리는 발표하지 않고 안 데려가기로 했다.

지금 명단을 놓고 보면 몇점을 줄 수 있나.
제가 코칭스태프 합의하에 뽑아 100점 주고 싶지만 뽑은 선수들도 경기 뛰지 못하는 선수가 많아 냉정하게는 60~70점이다. 지금은 100점이 아니지만 상파울루에 도착해서 100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 감각 저하를 알고 있기에 18일 소집해 상파울루에 도착하면 더 열심히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지구 반대편에 와서 고생해야 하는지를 선수단에게 각인시키면서 축구팬들이 염원하는 성적을 내도록 선수단,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가 삼위일체가 돼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각종 대회 치르며 다양한 전술을 활용했다. 올림픽에서도 그렇게 할 생각인가
23명 엔트리와 18명은 하늘과 땅 차이다. 카타르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유기적으로 했지만 리우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선수층도 얇고 한두 가지 정도로 조직력을 키워 상대를 이겨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전술에 어떤 선수가 필요하다기보다는 모든 선수가 필요하기에 불렀다. 독일, 피지, 멕시코를 비롯해 더 나아가 다른 팀을 상대하는데 가장 최적의 선수와 포메이션을 찾아 쓰겠다.

현재 엔트리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미드필더에서 2선 침투를 하거나 공격 콤비네이션 플레이로 스트라이커보다 2선에서 오히려 골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언론에서 수비를 걱정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수비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양 풀백이 경기 출전을 못해 걱정이 많이 된다. 그러나 이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서 심리적 부담 덜게 해 어느 포지션도 부족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황희찬 합류는 언제인가. 석현준과 손흥민이 늦게 합류하는 것에 대한 해결책은.
황희찬은 21일 상파울루로 합류할 예정이다.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4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가서 구단 관계자와 (합류 시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지켜야 한다. 황희찬은 프리시즌 훈련하고 경기 뛰고 오면 전혀 문제가 없다. 그래서 황희찬은 이르면 21일 혹은 22일 합류한다.
석현준도 19일 상파울루 현지로 도착한다. 조직 훈련을 하고 자신이 솔선수범하지 않을까 싶어 큰 걱정 없다. 손흥민도 프리시즌 소화하고, 어제도 통화했는데 자기가 몸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여느 프리시즌처럼 70~80퍼센트 정도를 만드는 게 아니라 100프로 올리도록 주문했고 자신도 잘 해오겠다고 말했다.

손흥민과 장현수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손흥민은 윙포워드로 쓸 계획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공격력 배가시키기 위해서다. 손흥민이 오게 되면 서로 이야기하면서 어느 위치가 좋을지 이야기하겠다. 그러나 내 전술에 손흥민이 녹아들도록 만들고 싶다. 장현수는 스토퍼, 풀백에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니 상황에 맞게, 컨디션에 맞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수비는 조직력이 최우선이라 장현수를 여러 자리에 세우기보다 한두 자리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줘야 장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와일드카드와 기존 선수의 나이 차이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한 생각은. 주장은 누구인가.
주장은 아직 고민 더해봐야 한다. 쉽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나이차가 크지 않아 누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있다. 명단 발표한 뒤 가장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와일드카드로 수비수 곽태휘도 고민했다. 그러나 연령차가 많아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못 뽑았다. 어느 한 선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팀 융화 문제도 고민해 뽑았다. 또한 와일드카드를 뽑을 때 우리 팀에 잘 녹아들고 동생들 잘 챙겨서 할지 인성에 대해서도 고려했다.

18일 브라질로 출국하기 전 국내훈련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안타깝게도 국내 훈련은 못하게 됐다. 18일에 바로 상파울루로 출국한다. 7월4일 소집해 1박2일 동안 소양교육과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저도 사실 프로팀 감독을 해봐 (선수 차출에 대한 구단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에서도 도와주려고 애썼다. 일정 조정을 위해 노력해줬다. 원래 20일까지 소속팀 경기에 선수를 보내줘야 하는데 연맹에서 양보해줘 18일에 출국하게 됐다.
원래 계획은 4일 소집해 훈련하고 소속팀 경기에 보내는 것을 반복하다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게 되면 해외파와 와일드카드가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인원이 10명도 채 안돼 소집훈련이 비효율적이다. 구단에서 훈련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국내훈련은 못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있다. 하루라도 더 빨리 훈련하고 싶지만 K리그가 살아야 대표팀이 산다고 생각한다. 내 욕심만 부릴 수 없다. 연맹과 협회에서 도와줬지만 FA컵, K리그 등 있어 차출이 쉽지 않아 여러 가지로 애로사항이 많았다.

예비엔트리 중 안타깝게 못 데려간 선수가 있다면
그런 이야기를 하면 선수들이 실망해 이야기할 수 없다. 35명 예비명단 선수는 언제든 합류 가능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K리그 몇몇 선수는 잘 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는다. 문창진은 4개국 대회 이후 꾸준히 출전해 기분이 좋다. 박용우, 이찬동은 매경기 풀타임 가까이 나가 좋다. 그러나 심상민, 이슬찬이 경기를 못 나가 감독으로서 걱정이다. 가기 전까지라도 해도 조금이라도 출전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장 갈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골키퍼는 김동준, 구성윤을 선발했는데 오래전부터 낙점했나.
골키퍼는 제가 처음부터 와일드카드는 쓰지 않겠다고 했다. 두 선수가 매경기 100프로 잘 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구성윤도 소속팀 경기를 다 뛰며 승리했고 김동준은 울산과 최근 경기서 졌지만 잘 해줬다. 매 경기 자기 실력 보여주면 고맙지만 사람이기에 컨디션이 왔다갔다 한다. 김동준은 경기 중 선방을 했지만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그래도 무난하게 했다. 김동준과 구성윤은 처음부터 머릿 속에 생각했다. 구성윤은 카타르에서 흔들렸지만 소속팀 경기를 꾸준히 했다. 둘은 컨디션에 따라 누가 나갈지 모를 정도로 경험을 쌓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상파울루에서의 훈련 중점은.
상파울루에 가면 25일 비공개로 이라크와 경기를 한다. 그리고 30일 스웨덴과 공식경기를 한다. 그게 올림픽 전 마지막 경기다. 25일은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지 않아 우리 선수들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출전 못한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력 끌어올려야 해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이라크와의 경기를 쉽게 연습경기로 생각하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못 내면 팬들이 결과를 확인한 뒤 비난할 수도 있어 선수들의 심리 상태도 생각해야 한다. 만약 골을 허용하고 지면 역시 신태용호는 수비 불안이라고 또다시 지적할텐데 그러면 수비수들이 부담 느낄 수 있어 대비해야한다.
스웨덴과의 경기는 손흥민을 빼고 다 합류한다. 그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경기와 훈련, 체력훈련과 조직훈련을 피지전에 맞춰서 강도 있게 해야한다.

4년 전보다 전력 약하다는 평가다.
냉정하게 말하면 런던올림픽에 비하면 현저하게 네임밸류가 떨어진다. 그때는 국가대표 출신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반 이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표팀에 왔다갔다 하는 선수가 권창훈 뿐이다. 와일드카드가 보강돼 네 명 정도다. 냉정하게 말하면 런던보다 부족하다. 그러나 부족한 점을 메울 것을 계산하고 있다. 우리 팀을 믿어달라.

피지전에 손흥민을 뛰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분수령이 될 조별리그 경기는.
30일에 도착하는데 시간상 유럽에서 도착하면 큰 문제 없지만 호주 멜버른에서 와야 하기에 시차 문제가 있다. 피지컬코치와 상의했는데 손흥민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싶어 5일 경기는 안 뛰고 7일 경기에 뛰게 하기로 했다. 피지전은 숨겨서 하고 독일과의 2차전에 올인할 생각이다. 예선의 최대 분수령이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피지 잡고 독일과 부딪혀 최소한 비기거나 이긴 후 멕시코전을 잘 치르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않을까.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한국은 C조 1위를 차지해야 8강전에서 D조 1위가 유력한 아르헨티나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

정리 = 오명철
사진 = FAphot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