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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는 화성에서 웃을 수 있을까

용의꿈 2015. 7. 15. 17:34

 

슈틸리케는 화성에서 웃을 수 있을까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인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공식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오는 9월3일 라오스와 월드컵 2차예선을 치르는 곳은 화성종합경기타운이다. 라오스와의 경기는 이 곳에서 치르는 3번째 A매치다.

2011년 10월 개장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는 A대표팀 뿐만 아니라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도 열렸다. 2012년 6월에는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시리아와 평가전을 치른 바 있다. 또한 2013년 EAFF 동아시안컵,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축구경기의 무대로도 활용됐다.

남자 A대표팀은 이 곳에서 두 차례 경기를 치렀다. 전적은 1무1패다. 2012년 11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는 1-2로 졌다. 2013년 7월 열린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이전 두 차례 대결이 비교적 실력이 대등한 상대였다면 이번에 상대할 라오스는 우리보다 두세 수 아래의 팀이다.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과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치러진 A매치는 어땠을까.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처음 열린 A매치 호주전은 최강희 감독(현 전북 현대) 체제에서 치러졌다. 당시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경기를 치르며 반환점을 돈 최강희 감독은 국내파 위주로 선수들을 소집해 숨은 진주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선발명단을 살펴봐도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김영광이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포백 수비라인은 김영권-정인환-김기희-신광훈으로 구성했다. 주로 중앙 수비수를 맡았던 김영권을 측면 수비수로 돌렸고 정인환, 김기희라는 다소 낯선 조합을 센터백 듀오로 내세운 것이 눈에 띈다. 중원에는 박종우, 하대성을 비롯해 이승기-황진성-이근호가 포진했다. 최전방 공격수는 이동국의 몫이었다.

대표팀은 전반 12분 만에 이승기의 크로스를 이동국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전반 44분 니키타 루카비치야에게 동점골을 얻어 맞았고, 후반 43분에는 당시 전남에서 활약하던 로버트 콘트와테(K리그 등록명 코니)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총 6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조직력과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에 역전패를 당했다. 최 감독 입장에서는 곧이어 재개될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선수층을 두텁게 하는 동시에 다양한 전술을 테스트하는 계기가 됐다.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두 번째로 열린 A매치는 중국전이다. 당시 경기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치르는 첫 국제대회였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생각이었다. 당시 대회를 통해 김진수가 롱 스로인과 날카로운 오버래핑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며 대표팀 왼쪽 풀백 경쟁을 한층 뜨겁게 했다.

이 대회에서 홍 감독의 제1과제는 쓸만한 젊은 공격수를 찾아내는 일이었다. 홍 감독은 김신욱을 비롯해 김동섭, 서동현, 고무열 등을 발탁해 시험대에 올렸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홍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국과의 경기에서는 서동현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염기훈-윤일록-조영철이 뒤를 받쳤고 박종우와 한국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김민우-장현수-황석호-이용이 포백을 구성했으며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홍 감독은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뛰지 않았던 멤버들을 내세웠다. 반면 중국은 가오린, 정즈, 순커, 장린펑 등 최정예로 맞섰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수 차례 찬스를 만들어 냈지만 결정을 짓지 못했다. 서동현 대신 들어간 김신욱, 염기훈 대신 들어간 고무열도 마찬가지였다. 호주에 이어 중국과도 비긴 한국은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1-2로 패해 2무1패로 대회를 마쳤다.

화성에서 치르는 세 번째 A매치는 앞선 두 차례 경기와는 여러 모로 다르다. 단순한 평가전이나 친선대회가 아닌 월드컵 예선이다. 다행히도 상대팀은 호주, 중국에 비해선 실력이 처지는 라오스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확실한 승리를 챙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이후 열릴 레바논, 쿠웨이트와의 중동 원정 2연전을 한결 편하게 치를 수 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치른 첫 A매치. 2012년 11월 호주와의 경기에서 이동국이 선제골을 넣었으나 1-2 역전패했다.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두 번째 A매치. 2013년 7월 중국과의 동아시안컵에서 염기훈이 헤딩 경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