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소식

‘염기훈-이용재 발탁’ 6월 A매치 명단 발표

용의꿈 2015. 6. 2. 15:45



‘염기훈-이용재 발탁’ 6월 A매치 명단 발표

         
UAE와의 평가전(11일), 미얀마와의 월드컵 2차예선(16일)에 나설 23명 선수의 명단이 발표됐다. 군사훈련과 부상으로 9명의 주축 선수 차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염기훈(수원삼성)과 최보경(전북현대), 임채민(성남FC)은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1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6월 A매치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 발표에 앞서 “이번 명단을 꾸리면서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 쿠웨이트전이 많이 생각났다”고 입을 열었다. 당시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치른 한국은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로 2차전에서 7명의 선수를 바꿨다. 이번 6월 경기를 앞두고는 군사훈련과 부상으로 총 9명의 선수가 차출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새로운 얼굴들을 많이 뽑아야 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이번 명단에 오른 선수 중 A매치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가 5명에 달한다. 아직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이주용(전북현대), 정우영(빗셀고베), 강수일(제주유나이티드), 이용재(V바렌나가사키)은 지난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슈틸리케호에 승선한 경험이 있다. 최보경은 이번이 A대표팀 첫 발탁이다.

새로운 얼굴들이 가득한 이번 대표팀은 6월 두 차례의 A매치를 치른다. 오는 6월 8일 파주NFC에 소집된 선수들은 곧바로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11일 UAE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다음날 태국으로 이동한 A대표팀은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에서 미얀마와 만난다
.

새 얼굴들의 발탁 배경은?

예상대로 깜짝 발탁이 많았다. 슈틸리케호 주축이라 할만한 선수 9명이 이번 명단에 오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자철, 박주호(이상 마인츠), 김보경(전 위건애슬레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고 기성용(스완지시티), 김영권(광저우헝다), 김주영(상하이상강), 윤석영(QPR), 김은선(수원삼성)은 부상을 입은 상태다. 자연스럽게 대체 자원들을 선발해야 했다. 슈틸리케 감독과 제주도 전지훈련을 함께한 이주용, 정우영, 강수일, 이용재와 슈틸리케호에 처음 승선한 염기훈, 최보경, 임채민 등 7명의 선수는 새롭게 시험대에 오른 이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최근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염기훈이다. 염기훈이 A대표팀 명단에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미국, 브라질 전지훈련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염기훈 발탁의 가장 큰 이유를 “리그에서의 활약에 대한 보상차원”이라고 말했다. 현재 염기훈은 K리그 클래식 11경기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2위, 도움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만 32살인 염기훈을 발탁하는데 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K리그 득점 2위와 도움 1위에 올라있는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선발했다. 열심히해서 좋은 성과를 보인 선수에게는 당연히 합당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용재의 발탁은 의외였다. 이용재는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공격수로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명단에 이정협과 함께 이용재를 공격수로 발탁했다.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신욱(울산현대)과 황의조(성남FC)가 대기명단에 오른 상황이었기에 이용재의 선발은 더욱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한번도 이용재의 경기력에 실망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항상 말씀 드리지만 대표팀에 들어오려면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일본에서 이용재의 경기를 직접 봤고, 제주도 전지훈련에도 함께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도 지켜봐 왔다. 이용재에 대한 대중의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지만 제 기준에서는 실망스러운 적이 없었다”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설명이었다.

임채민과 최보경을 발탁한 것은 미래를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오는 8월에 열리는 동아시안컵은국제축구연맹(FIFA)이 의무로 선수차출을 인정하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차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곽태휘와 홍정호를 확실히 선발 할 수 없다. 김영권과 김주영의 합류도 불투명하다. 동아시안컵을 염두에 두고 미래 대표팀에 적응하는 차원에서 임채민과 최보경을 발탁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처음 A대표팀에 승선한 최보경에 대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특성상 언론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선수지만 팀에서 균형을 잘 맞춰주고 있다”는 칭찬을 더했다.


두 차례의 평가전, 관건은 조직력

새롭게 슈틸리케호에 합류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번 두 차례의 평가전은 조직력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문제는 기성용의 공백이다. 대표팀의 주장 기성용은 중원에서 팀의 조직력을 가다듬고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선수다. 최근 무릎 수술을 받은 기성용은 이번 6월 A매치에 나설 수 없다. 그의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 이번 친선전의 중요한 과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의 공백을 메우는데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말했다. “기성용이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인 것은 맞다. 하지만 기성용이 6개월이나 1년 정도 대표팀에 합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달에 치러지는 2경기에만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대표팀 운영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한 슈틸리케 감독은 “항상 팀이 조직력을 잘 갖추고 강해져야 선수 개개인의 활약이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기성용뿐만 아니라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들의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팀으로서 잘 메워준다면 대표팀이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힘을 줬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분명 현재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핑계거리를 찾을 생각은 없다. 이 선수들을 데리고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치르고 승리할 수 있다. UAE와의 친선경기에서 호흡을 잘 맞춰서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첫 경기인 미얀마전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미얀마전에서도 상대를 존중하며 열심히 준비를 한다면 승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교원 감싼 슈틸리케

6월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이 끝나기 직전 슈틸리케 감독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한교원(전북현대)의 이름을 꺼냈다.

한교원은 지난달 23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 도중 인천 박대한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전북은 구단 자체적으로 한교원에게 벌금 2000만원과 사회봉사 80시간, ACL 1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내렸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6경기 출장정지(즉시 퇴장으로 인한 2경기 출장정지까지 더하면 총 8경기)와 제재금 600만원을 부과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교원은 역시 이번 대표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을 질타하는 한편 제자를 따뜻하게 감쌌다. 슈틸리케 감독은 “명단에 당연히 한교원의 이름은 없다. 그런 일이 있지 않았다고 해도 현재 한교원의 경기력을 냉정히 평가했을 때 한교원을 소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 사건으로 더더욱 소집을 하지 않은 것은 맞다. 분명 한교원은 경기장에서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한교원이 모든 징계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돌아온다면 더 이상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는 호주 아시안컵을 비롯해 한교원과 대표팀에서 함께 해왔다. 제가 본 바에 의하면 이 선수는 상당히 교육을 잘 받은 친구다. 한번의 잘못으로 인해 평생 영구제명 되어야 한다는 등 낙인이 찍히는 것은 안타깝다. 이 선수가 징계를 다 치르고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순간부터는 손가락질을 한다거나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며 그 동안 함께해온 제자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글= 김태경
사진= FAphotos
권순태(전북현대), 임창우(울산현대), 조수철(인천유나이티드), 주세종(부산아이파크), 김신욱(울산현대), 황의조(성남FC)는 대기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