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탈리아 코치진의 수비 편견 깨기
베테랑 지도자인 렌조 울리비에리 이탈리아 수비코치는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볼이 우선입니다. 볼이 투입되는 공간, 볼을 가진 사람을 막는 것입니다.” (렌조 울리비에리 이탈리아 수비코치)
생각의 충돌이 일어났다.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수비의 노하우는 한국 선수들이 가지고 있던 일반적인 개념과 상충되는 지점도 있었다. 처음엔 낯설어했던 선수들도 이내 열린 마인드로 빗장수비의 노하우를 빨아들였다.
지난 22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는 2015 이탈리아 수비,골키퍼 전문가 초청 교육이 열렸다. 이날 훈련에는 경신고등학교와 FC하남 선수들이 참가했다. 선수들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합동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이탈리아 축구의 수비와 골키퍼 노하우를 익혔다.
대한축구협회는 4월17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이탈리아 지도자의 초청 강습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파견 강습회는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비전 해트트릭 2033'의 30대 실천과제(선진축구전문가 초빙)로서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가 체결한 업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방한한 지도자는 이탈리아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은 렌조 울리비에리(74) 수비 코치와 개타노 페트렐리(51) 골키퍼 코치, 바니 사티니(39) 수비 보조 코치 총 3명이다. 특히 1966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울리비에리 코치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파르마, 토리노, 파도바, 레지나, 볼로냐 등을 지도했으며 현재 이탈리아 지도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비 전문 코치와 골키퍼 코치를 초빙한 만큼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포지션에 특화된 교육을 진행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지도자들은 16일 입국해 골든에이지 지역훈련, 남자 U-15 상비군 및 여자 U-19 대표팀, 일반 고등학교팀, K리그 챌린지팀 등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이탈리아의 수비 전술훈련 및 GK 기술을 전수한다. 또한 지도자를 위한 보수교육과 세미나를 실시해 수비 및 GK 관점에서의 현대축구 흐름과 지도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지도자들은 방한 기간 중 K리그 챌린지와 클래식, U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한국 축구를 파악하고 보수교육 및 세미나 현장에서 이와 관련한 전술적 논의도 펼칠 계획이다.
22일 교육은 고등학교 선수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탈리아 수비 코치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마크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볼을 주시하며 수비하라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상황에 맞게 혼용하라 *수비수가 갖춰야 할 스텝과 위치선정, 몸의 방향을 인식하라 로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사람보다는 볼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대목에서 한국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지도자와 선수들이 수비라인을 유지하며 자신이 마크할 선수를 보고 따라다니라고 가르치고 배운다. 그러나 렌조 울리비에리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마크맨보다는 볼이 어디로 움직일 지를 먼저 확인해야 훨씬 더 빠르게 예측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에 맞게 수비수들이 스텝과 위치선정, 움직임을 다르게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물론 이것이 항상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들은 왜 이런 방식으로 수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말로 설명하자면 쉬운 내용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실전에서 적용하는데 적잖이 애를 먹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진행된 합동훈련과 연습경기를 마친 후에는 어느 정도 이탈리아 수비의 노하우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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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수비 철학에 묻자 그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현대축구가 가고 있는 방향”이라며 “현대축구의 수비 경향을 보면 종합적으로 막는 것보다 일대일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보면 골을 막느냐와 볼을 뺏느냐다. 상황에 맞는 대처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맨보다는 볼을 우선시한다는 철학은 우리와 달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에 대해 울리비에리 코치는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수비수가 선택해야 한다”면서도 “수비수가 볼을 주시하고 예측하는 움직임을 취하면 나머지 선수들이 이동할 필요가 없다. 체력을 아껴 효율적인 수비가 가능하다. 또한 볼에 집중하는 이유는 능동적인 수비, 공격적인 수비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코치진의 교육을 옆에서 쭉 지켜본 최영준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는 배울 점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고정적으로 알고 있던 수비수의 움직임이 저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랐냐고 묻자 “우리는 흔히 볼은 놓쳐도 사람을 잡으라고 하는데 저들에게는 1번이 공간이다. 볼이 투입되는 공간을 막는 개념이다. 또한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수시로 바꾸며 활용한다.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버려야 다른 것을 채워넣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지도자들이 잘 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접목시킬 만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울리비에리 코치는 워낙 경험이 많고 자기만의 확고한 철학과 원리를 가지고 있는 분이다. 더 많이 배워서 우리 축구에 장점을 입히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교육에 참가한 학생 선수들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FC하남 골키퍼 양해슬은 “색다른 경험을 했고 현대축구가 요구하는 골키퍼의 역할을 자세히 알게 됐다. 빌드업 과정에서 제가 수비수에게 패스한 뒤 저도 수비수가 패스를 내줄 수 있는 위치로 움직여야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오늘 훈련 내용을 잘 기록해두고 매일 생각하면서 축구를 한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FC하남 수비수 김규환은 “한국과 다른 방법을 알게 됐고 현대축구를 따라가려면 수비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느꼈다. 한국은 사람을 막는데 이탈리아는 볼을 주시하면서 수비하는 게 달랐다”며 “아직 낯설지만 많이 해보면 적응될 것 같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어느 것이 좋은지를 선택하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협회는 이번 강습회 내용을 매뉴얼화시켜 일선 지도자들에게 널리 퍼뜨린다는 계획이다. 최영준 전임지도자는 “이를 받아들이고 응용하는 것은 지도자들의 몫이다. 이 방법이 좋다고 해서 지도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해석해서 쓰느냐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파주 = 오명철
사진 = 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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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도자(수비/GK) 초청 강습회 개최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17일부터 30일까지 약 2주간 이탈리아 지도자의 초청 강습회를 개최한다. 이번 파견 강습회는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비전 해트트릭 2033'의 30대 실천과제(선진축구전문가 초빙)로서 지난해 9월 이탈리아 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가 체결한 업무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이행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방한하는 지도자는 이탈리아 축구협회의 추천을 받은 렌조 울리비에리 수비 코치(74)와 개타노 페트렐리 GK 코치(51), 바니 사티니 수비 보조 코치(39) 총 3명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빗장수비(카테나치오)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수비 전문 코치와 GK 코치를 초빙한 만큼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포지션에 특화된 교육을 진행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지도자들은 16일 입국해 골든에이지 지역훈련, 남자 U-15 상비군 및 여자 U-19 대표팀, 일반 고등학교팀, K리그 챌린지팀 등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이탈리아의 수비 전술훈련 및 GK 기술을 전수한다. 또한 지도자를 위한 보수교육과 세미나를 실시해 수비 및 GK 관점에서의 현대축구 흐름과 지도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지도자들은 방한 기간중 K리그 챌린지와 클래식, U리그 경기를 관전하며 한국 축구를 파악하고 보수교육 및 세미나 현장에서 이와 관련한 전술적 논의도 펼칠 계획이다.
<방한 이탈리아 지도자 주요 경력>
◈ 렌조 울리비에리 (수비 코치/現 이탈리아 지도자 협회장, 1966 지도자 생활 시작)
- 2007~2008 : 레지나
- 2005~2007 / 1994~1998 : 볼로냐
- 2004~2005 : 파도바
- 2002~2003 : 토리노
- 2001 : 파르마
- 1999~2000 / 1984~1986 : 카글리아리
외 피오렌티나 유스(1976~8), 페루자(1980~1), 삼프도리아(1981~1984) 등에서 수비 코치로 활약
◈ 개타노 페트렐리(現 OFI Crete(그리스1부) GK 코치 / 2000 지도자 생활 시작)
- 2013 : 파도바
- 2012~2013 : 모데나
외 타란토(2000~4), 볼로냐(2006~9), 나폴리(2009~10) 등에서 GK 코치로 활약
◈ 바니 사티니(現 이탈리아 축구협회 기술국 재직 / 보조코치)
- 2014 UEFA A 라이선스 취득
- 2012~2014 : 리보르노 코치 겸 전력분석 담당
- 2003~ 현재 : 이탈리아 축구협회 기술교육국 재직 (2009년부터 지도자교육 담당)
<이탈리아 지도자 파견 강습회 주요 일정>
- 4.17 10:00~11:00 남 U-15 상비군 강습 @파주NFC
15:00~17:00 숭실대 vs. 동국대전 관전 @숭실대
-4.18 09:30~10:30 여 U-19 대표팀 포지션 특화 훈련 @파주NFC
15:00~17:00 K리그 클래식 수원vs.서울전 관전 @수원
-4.19 14:00~16:00 K리그 챌린지 충주vs.안양전 관전 @충주
-4.20 16:30~18:00 골든에이지 포지션 특화 훈련(남U-12) @인천문학보조
-4.21 17:30~19:00 골든에이지 포지션 특화 훈련(남U-14/16) @의정부 곤제구장
-4.22 14:00~17:00 경신고&하남FC 합동훈련 및 연습경기 @파주NFC
-4.23 14:00~16:00 고양 HI FC 특강 @파주NFC
-4.24~5 여자 유소녀(U-14) 영재센터 훈련 @파주NFC
-4.27 보수교육(수비) @파주NFC (B급 이상 지도자 보수교육 신청가능)
-4.28 보수교육(GK) @파주NFC (GK 자격증 소지 지도자 보수교육 신청가능
-4.30 결산 세미나 @파주NFC (KFA 자체, 보수교육 신청 대상 아님)
KFA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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