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구(灸).2침(鍼).3약(藥)'이란 말?

용의꿈 2015. 4. 14. 12:09


쑥뜸, 최고의 만병통치약 <중앙일보>

민간 의술에 반한 황종국 부장판사에게 쑥뜸은 최고의 '감기·기침약'이자 '만병 통치약'이다. 그는 몸 컨디션이 떨어지면 쑥뜸으로 해결한다.

침은 맞을수록 기운을 빼앗기지만 뜸은 뜰수록 기운이 증강된다는 것이 그의 체험담이다. 한방에선 쑥뜸을 건강의 최일선으로 본다.

'1구(灸).2침(鍼).3약(藥)'이란 말은 그래서 나왔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먼저 쑥뜸을 뜨고, 뜸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침을 놓으며, 그래도 병의 차도가 없으면 약을 처방한다. 쑥뜸은 질병 치료용과 예방, 컨디션 조절용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한의사나 뜸 전문가의 영역이다. 후자는 집에서 편안하게 누워 누구나 할 수 있다.

기본 세 혈자리를 알고, 네 가지 도구를 준비하면 된다.

쑥뜸이 필요한 사람들=쑥뜸은 평소 몸이 차가운 사람에게 유효하다. 특히 아랫배나 손발이 찬 여성에게 효과 만점. 몸이 찬 상태가 병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냉·대하·생리불순·어혈이 생길 수 있고, 유산 위험이 높아지며, 출산 뒤엔 자궁 수축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소화 불량, 속쓰림, 이유 없는 짜증·한숨, 허리·다리 저림, 불면증 등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도 쑥뜸 덕을 본다. 비만 탈출, 만성 피로 해소, 출산 뒤 몸단속, 골다공증 예방,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최근 '쑥뜸 건강법'이란 책을 펴낸 상명대 대학원 대체의학과 김세영(미국 한의사)외래교수는 "쑥뜸은 일종의 온열요법으로 혈자리에 자극을 가해 양기를 회복시키고 자연치유력을 높여준다"며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장(五臟)이 차가우면 병이 생긴다"며 "쑥뜸으로 몸에 따뜻한 기운을 북돋아주면 기혈의 흐름이 활발해진다"고 덧붙였다.

도구와 기본 혈자리=쑥뜸을 뜨려면 쑥(뭉쳐서 쑥심지를 만든다), 플라스틱 절구(쑥심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 받침대(화상을 입지 않도록 쑥심지를 받치는 도구), 나무 막대(쑥심지의 정중앙에 수직 방향의 관을 만드는 데 쓰는 도구)를 구입해야 한다. 이들은 의료기 상사·재료상·약령시장에서 살 수 있다.

쑥뜸용 쑥으론 강화도·백령도·남양만과 서해안 일부에서 자라는 싸주아리쑥이 유명하다. 음력 5월 단오 무렵에 채취한 쑥의 약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래되고 묵은 쑥일수록 효과가 뛰어나고 독이 없다고 한다.

집에서 뜸을 뜨기 가장 좋은 부위는 상완·신궐·관원 등 세 기본 혈자리다. 이중 신궐은 배꼽 정중앙(배꼽 위)으로 소화불량·설사·장염 환자에게 유익한 혈자리다. 상완은 배꼽 바로 위로 5촌(약 11㎝) 떨어진 부위며, 복통·소화불량·위궤양·구토감·위염 해소에 도움을 준다. 관원은 배꼽 바로 아래로 3촌(약 6.8㎝) 떨어진 부위며, 복부 비만·정력 부족·생리통·설사·복통 치료와 관련된 혈자리로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상완·신궐·관원 등 세 혈자리에 뜸을 뜨면 1주일 정도면 몸이 가벼워지고 따뜻해지며 정신이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집에서 뜨는 법=한번 뜨는 데 보통 45~60분이 소요된다. 2~3일에 한번씩 뜸을 뜨는 것이 적당하다. 뜸 뜨기 전에 10분 가량 스트레칭·마사지·유산소 운동(줄넘기, 조깅, 제자리 뛰기, 요가 등)을 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기혈의 흐름이 더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질병 예방이나 컨디션 조절용 쑥뜸은 상완·신궐·관원 등 세 기본 혈자리에 각각 쑥심지(받침대에 올려서)를 올려놓고 불을 붙이는 일부터 한다. 그러면 10~15분간 쑥심지가 타면서 몸에서 열이 느껴진다. 너무 뜨거워지면 받침대 밑에 새로운 받침대를 계속 끼워 넣는다. 쑥심지는 모두 6~9개를 준비해 뒀다가 차례대로 받침대에 올린다. 한 혈자리에 보통 2~3개의 쑥심지를 올려 태운다.

쑥뜸이 잘 됐는지를 알기 위해선 쑥심지를 다 태운 뒤 피부 상태를 보면 된다. '피부에 물집이 잡혔다', '피부가 따갑고 쓰리다'면 몸에 열을 너무 가한 것이다. 뜸을 뜬 자리에 담배 니코틴 같은 진액이 남아 있으면 뜸을 잘 뜬 것이다. 진액은 마른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뜸을 뜬 부위는 4시간 이상 절대 물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뜸뜰 때 주의할 점=쑥뜸이 혈압을 약간 낮춰주는 효과는 있지만 고혈압 환자(최고 혈압 160, 최저 혈압 95 이상)는 뜸을 뜨면 안 된다. 또 공복 때 혈당이 200 이상인 당뇨병 환자에게도 쑥뜸은 금물이다. 고혈압·당뇨병은 한방에서 열성 질환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쑥심지가 탈 때 표면 온도가 500도를 넘으므로 화상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얼굴·장딴지·혈관, 임신부의 허리·배 등엔 뜸을 뜨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정승기 교수(한방내과)는 "당뇨병·관절염 환자는 뜸을 뜨다 화상을 입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뜸을 뜨는 부위에 미리 알코올 소독을 하고, 바셀린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뜸을 뜬 뒤 피부에 물집이 생기면 물집을 터뜨린 뒤 소독제를 발라줘야 한다. 쑥뜸만 하면 '어지럽다', '통증·구토감이 느껴진다', '피부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쑥뜸은 임신 3개월 이하 임신부에게는 금기다.

쑥뜸의 효과를 높이려면

■ 뜸을 뜨기 전엔 맵고, 자극적인 음식, 차거나 기름진 음식을 피한다
■ 피로하지 않을 때, 기혈의 흐름이 원활한 오전 10~12시가 좋다.
■ 등(양)과 머리·몸통(상부)을 먼저, 배(음)와 사지(하부)는 나중에 뜬다
■ 뜸 뜬 뒤 4~6시간 샤워 금지.

가정에서 혼자 쑥뜸 뜨는 요령

■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바로 누워 배 부위만 뜸을 뜬다
■ 기본 혈자리에 두세 개 뜸을 뜨므로 6~9개의 뜸쑥을 준비한다
■ 거울을 배 옆에 두고 뜸쑥이 타는 모습을 보면서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