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소식

피드백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골든에이지

용의꿈 2015. 2. 16. 12:01


피드백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골든에이지


2015 KFA 골든에이지 지역지도자 워크숍에 참가한 지역지도자들이 강연에 열중하고 있다.


시행 2년째를 맞이한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 ‘골든에이지’가 한층 진일보하고 있다. 올해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선점을 찾아내 보완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1박2일간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2015 KFA 골든에이지 지역지도자 워크숍’을 실시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올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총 90명의 지역지도자 중 70명이 참가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관한 교육을 받는 동시에 조별 분임토의를 통해 향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골든에이지는 기술습득이 가장 용이한 연령대(만 11~16세)를 말하며, KFA는 이 연령대의 선수들을 집중 육성 및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KFA 골든에이지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골든에이지 프로젝트는 21개 지역센터, 5개 광역센터, KFA 영재센터로 나뉘어 훈련이 진행되며 이 가운데 지역지도자들은 KFA 전임지도자들과 함께 지역센터와 광역센터의 교육을 담당한다(영재센터 교육은 전임지도자가 담당).

지역지도자는 골든에이지 프로젝트를 든든하게 지탱하는 숨은 일꾼이다. 일선 학교와 클럽팀 지도자들 중 KFA가 가려뽑은 인원들로 구성된 지역지도자들은 무보수 자원봉사로 일한다. 시도축구협회의 주관 하에 매월 두 차례 열리는 지역센터 훈련이 있는 날에는 낮부터 저녁 늦게까지 소속팀에서 나와 골든에이지에 참가한 선수들을 가르치게 된다. 각자 소속 학교와 클럽팀에는 눈치가 보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기꺼이 무보수 노동을 자처하고 있다. 골든에이지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습득하게 되는 세계축구 트렌드와 앞선 훈련방식을 소속팀 아이들에게도 가르칠 수 있다는 일념 하에 고된 일을 견뎌내는 것이다.

KFA는 ‘지역지도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골든에이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에 올해도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강연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지도자에게는 거리에 근거해 참가비가 지급됐으며 보수교육 점수 10점이 인정된다.
장외룡 기술부위원장은 올해의 테마를 선정한 배경을 밝히며 지역지도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올해 테마는 ‘압박 상황에서의 기술 향상’

워크숍에 참가한 교육생들은 12일 오전 의류지급 및 방배정을 받은 뒤 파주 NFC 1층 대강당에 모였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역지도자들을 환영하며 골든에이지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일차 오전에는 세계축구 트렌드(김남표 강사)와 피지컬 트레이닝의 원리(이재홍 피지컬코치)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김남표 강사는 2014 브라질월드컵, 2015 아시안컵을 예로 들며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이 최근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상황과 장면을 보여주며 참가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재홍 피지컬코치는 피지컬 트레이닝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는 동시에 “한국 선수들이 풋볼액션을 후반까지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유소년 선수들에게 필요한 훈련으로 코디네이션(협응)과 코어 트레이닝을 강조했다.

1일차 오후 강연자로 나선 서효원 전임지도자는 올해 골든에이지 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올해의 훈련 테마로 ‘압박 상황에서의 기술향상’을 천명했다. 서 전임지도자는 “여러 전임지도자들과 논의하며 고심 끝에 올해의 테마를 결정했다. 현대축구는 압박이 강하다.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상대가 적극적으로 압박해오는 상황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령대별 중점 훈련내용을 발표했다. U-12(12세 이하 선수)는 일대일 능력, U-13(13세 이하 선수)는 패스와 컨트롤, U-14&15(14세 및 15세 이하 선수)는 프레싱과 서포트를 내세웠다. 서 전임지도자는 총 12회에 걸친 지역센터 훈련을 통해 위와 같은 기술을 체화하는 동시에 포지션별 특화 프로그램을 실시해 공격수, 수비수, 골키퍼별로 필요한 기술을 갈고 닦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외룡 KFA 기술부위원장은 “현대축구는 좁은 공간과 시간적 제약 상황에서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어린 나이부터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올해 테마를 ‘압박 상황에서의 기술향상’으로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유소년 및 지도자 육성에 중점을 두지 않으면 안 된다”며 “어린 선수를 육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다. 지도자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가르치면 좋겠다. 협회 차원에서는 더 좋은 여건 속에서 유소년 육성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충북 지역지도자인 유용준 대성중 코치는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피드백 통한 프로그램 개선

1일차 일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지도자들의 운영 사례 발표였다. 총 3명(경기 김필종, 서울 임형남, 충북 유용준)의 지역지도자는 자신이 지난해 골든에이지 지역지도자로 참여하며 겪었던 일을 토대로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지적했다. 행사에 참여한 전임지도자들과 협회 관계자들은 이들의 발표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경기 지역지도자로 활동하는 김필종 통진고 코치는 “처음 시행할 때만 해도 일선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선수 소집도 힘들었다. 이들에게 골든에이지에 대한 제대로 된 취지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훈련이 진행되면서 전임지도자, 협회 직원들이 운동장에 나와 충분히 취지를 설명하며 해결해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골든에이지는 새로운 선생님과 선수들을 만나게 되고 개인기술 훈련 위주라 딱딱하지 않아 선수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선수들이 자칫 현실에 안주할 수 있는데 지역 내 새로운 선수와 만나고 자신보다 나은 선수를 보고 배우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지도자인 임형남 석관중 감독 역시 “초반에는 선수 차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지만 이후 훈련이 정착되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지역센터 훈련의 경우 지역지도자들이 오후 3시부터 9시30분까지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간대별로 나눠서 훈련에 참가하는 방안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작년 골든에이지를 시작하기 전에 한 선생님이 ‘한 달에 두 번 훈련해서 아이들이 변화하겠냐’고 묻기에 ‘글쎄’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다”며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충북 지역지도자인 유용준 대성중 코치는 선수들의 발전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도 교류를 통해 발전해나가는 점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지역센터 훈련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시설확충, 헷갈리거나 애매한 용어를 정리해 책자로 만드는 일 등을 건의했다. 유용준 지도자는 “충북 지역은 이런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 세계축구 트렌드를 배우고 다양한 의견을 듣게 돼 유익했다. 앞으로도 협회가 일선 지도자들에게 골든에이지를 꾸준히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나도 골든에이지를 통해 배운 지식을 소속팀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골든에이지의 축구철학인 ‘기본에 충실한 창의와 도전’을 널리 보급하는데 일조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역지도자들의 운영 사례 발표가 끝나자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황보 실장은 지도자들이 입을 모아 개선점으로 지적한 교육시간, 물품지급, 그라운드 내 지도자 휴식공간 확보 등에 대해 “전임지도자와 협회 직원들과 논의를 통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효원 전임지도자가 올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복장(福將)? 운장(運將)? 연장(硏將)이 되자!”

최영준 전임지도자 팀장 겸 상근기술위원은 1일차 강연에서 지역지도자들이 갖춰야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팀장은 한 초등학교 지도자가 경기 내내 아이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하도록 다그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이렇게 교육받고 자란 선수들은 나중에 스스로 생각하는 플레이,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팀장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해야 성공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하며 만들어가는 과정, 선수들과 함께하며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이라며 “지도자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꾸준히 공부하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끝으로 연구하는 장수, ‘연장’이 되자는 말과 함께 강연을 끝마쳤다.

1일차 저녁에는 지역지도자들이 지역별로 모여 분임토의를 통해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실내 및 실외훈련을 통해 골든에이지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할지를 익혔다. 이틀간의 교육을 마친 지역지도자들은 3월부터 매달 두 차례씩 열리는 지역훈련과 연 2회 실시하는 광역훈련에 참가한다.

지역지도자 중 우수한 평가를 받은 사람은 해외교류전, AFC 페스티벌 코칭스태프로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해외연수 기회, 전임지도자 선발 채용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또한 12회에 걸친 골든에이지 지역훈련에 모두 참여한 지도자는 총 36점(3점X12회)의 보수교육 점수를 인정받게 된다.


파주=오명철
사진=FAphotos, 대한축구협회, 오명철
최영준(오른쪽) 전임지도자 팀장은 참가자들에게 연구하는 지도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참가자들이 교육 내용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2일차 실외훈련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지역지도자들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