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볼을 자유자재로 트래핑 할 수 있는가!
축구는 손을 빼고 몸의 어느 부위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발만이 아니라 정강이, 넓적다리, 배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어깨와 머리도 쓸 수 있다.
실전에서는 몸의 어느 부위를 써서라도 재빨리 볼 컨트롤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자재로 볼을 다룰 수 있는 테크닉을 터득하려면 어떤 연습을 해야 할까!
1. 볼을 정확하게 트래핑 하는 것이 스트라이커의 첫걸음이다.
나는 현역 시절, 볼을 골인시키는 것이 나의 직업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곤 했다.
그래서 슛과 연관이 잇는 연습이라면, 어떤 것도 가라지 않고 열심히 했다.
힘을 아까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볼을 자유자재로 멈추게 하여 자신의 뜻대로 놓고 싶은 곳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은,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슛을 하기 위한 준비 태세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슛을 하고 골인시키기 위해 볼은 컨트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편으로부터 패스가 왔다고 하자. 오른발의 인사이드로 볼을 멈추었을 때 조금이라고 멀리 튕겨져 나가면 상대 편 수비진에게 뺏기고 만다.
또 볼을 발치에 멈추게 해놓고 상대에게 뺏기지 안으려고 하면 이번에는 슛을 하기가 거북스러워진다.
보기에는 간단한 것 같지만, 자신이 슛하기 좋은 곳에 볼을 멈추는 것은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고도의 테크닉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날아온 볼을 자신의 좋다고 생각한 곳에 멈추게 하는 기술을 트래핑이라고 한다.
트래핑의 요령은 발로 하든, 가슴으로 하든, 머리로 하든 볼이 와서 닿는 순간 볼을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몸을 틀고 조금 물러서듯 힘을 빼는 것이다.
커튼에다 볼을 던지면 볼은 튕겨 나오지 않는다.
커튼과 같이 닿는 부분의 충격을 줄여 차기 좋은 위치에다 볼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날아오는 볼의 상태는 각양 각색이다. 땅을 떼굴떼굴 굴러 오는 볼, 직선으로 날아오는 볼,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볼 등 여러 가지 상태로 볼이 날아온다.
또 높은 볼과 낮은 볼, 가슴 높이의 볼도 있다. 바운드해서 튀어 오르는 볼도 있다.
진짜 스트라이커라면 어떤 상태로 볼이 날아오든 정확하게 멈추게 하고 골 문 앞으로 차 넣어야 한다.
때문에 나는 슛 연습의 대부분을 볼을 트래핑 해서 골로 차 넣는 연습에 할애했다.
또한 트래핑 해서 슛하는 연습은 볼과 벽이 있으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벽에 맞고 튀어나오는 볼을 바로 슛하기 좋은 위치에 멈추어 놓고, 다시 벽에다 슛하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다.
2. 인사이드 트래핑은 볼이 멈출 때까지 눈을 떼지 마라.
날아오는 볼의 기세를 죽여서 자기가 가장 차기 좋은 곳에 볼을 떨어뜨리는 것이 트래핑 기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인사이드 프래핑을 알아보기로 하자.
인사이드, 즉 발의 안쪽으로 볼을 멈추게 하는 것으로 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하고 딛고 있는 다리의 무릎을 약간 굽힌다.
볼이 굴러오면 볼이 닿는 순간에 발을 벌리고 막는데, 이때 볼에서 눈을 떼서는 안 된다.
볼이 날아오면 볼이 떨어지는 낙하 지점으로 달려가서, 역시 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하고 볼이 닿는 순간 힘을 쭉 빼면서 받아 막는다.
만약 무릎 높이로 강한 패스가 날아오면, 무엇보다도 먼저 볼이 날아오는 코스로 달려간다. 그리고 균형을 잡고 서서 발을 들고 발 안쪽으로 볼을 트래핑 한다.
3. 아웃사이드 트래핑에서는 발끝을 안쪽을 향한다.
아웃사이드 트래핑은 발의 바깥쪽으로 볼을 멈추게 하는 것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발끝을 안쪽으로 향하고 서 있는 다리의 무릎을 약간 굽힌다.
트랩이란 '올가미를 건다'는 뜻이라고 한다.
아웃사이드 트래핑은 그야말로 올가미를 거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을 컨트롤하는 것과 동시에 페인트를 하면서 상대를 속이도록 해야 한다.
아웃사이드로 확실하게 트래핑 하려면, 발끝보다도 오히려 발목에 힘을 주고 뒤꿈치에 가까운 부위로 볼을 막아야 한다.
땅볼이든 날아오는 볼이든 트래핑을 하고자 할 때는 볼이 오기만을 기다리기 쉽다.
실전에서 그런다면 볼은 결과 자기의 것이 될 수가 없다.
볼을 기다리다가는 상대 편에게 뺏기는 것이 당연하다.
우선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가서 볼이 날아오는 코스로 쫓아가, 볼을 멈추게 한 후 재빨리 페인트를 걸려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4. 넓적다리로 트래핑 할 때는 넓적다리를 허리 부위까지 올려야 한다.
실전에서는 아래 사진과 같이 넓적다리로 받는 트래핑도 자주 쓰게 된다.
이 트래핑에서는 서 있는 다리의 발바닥을 땅에 힘껏 딛고 서서 무릎은 가볍게 굽힌 다음 몸무게를 거기에다 싣는 것이 중요한 요점이다.
볼을 받는 넓적다리를 허리 높이까지 쳐들고, 볼이 넓적다리 면에 직각으로 닳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높이 날아오는 볼이 있는가 하면 낮게 날아오는 볼도 있을 테니까! 넓적다리의 높이는 항상 그때의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볼이 와서 넓적다리에 닿으면 다리를 뒤로 빼며 볼의 기세를 죽이고 다음 플레이를 하기 좋은 지점에 떨어뜨린다.
아무리 트래핑을 잘했다고 해도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드리블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주 의미도 없다.
실전에서 상대의 마크가 심한 경우에는 트래핑 한 다음 볼이 지면에 닿기 전에 그대로 슛이나 패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5. 발등에 볼을 올려놓고 다룰 수 있는 인스텝 트래핑
같은 발등을 쓰는 경우라도 리프팅에서는 날아오는 볼을 발등의 기술로 차 올리는 형상이 된다.
한편 트래핑을 할 때는 날아오는 볼을 발등에 얹어 잡는 형상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플라이 볼을 한 손으로 잡는 것처럼, 발등으로 볼을 받는다는 느낌으로 동작한다.
이 트래핑 역시 서 있는 다리에 몸무게를 싣는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트래핑 할 다리는 가능한 한 높이 쳐들고, 날아온 볼이 발등에 닿는 순간, 발을 밑으로 내리며 볼의 낙하 속도에 맞추기만 하면 볼을 잘 다루게 된다.
볼이 정면에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올 때 이 기술을 써야 하므로, 발등으로 트래핑 할 때는 반드시 볼의 정면을 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앞으로 달리면서 후방으로부터 날아오는 볼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때는 발뒤꿈치의 바깥쪽으로 볼을 받은 후 재빨리 앞으로 차 넘겨야 한다.
볼에 등을 대고 하는 트래핑은 이 동작뿐이다.
6. 복부나 정강이로 하는 트래핑은 몸과 지면이 삼각형을 이루도록 한다.
바운드 볼은 어떻게 트래핑 해야 되는가?
하나는 복부로 볼을 받아 트래핑 하는 방법이 있다.
볼이 바운드한 순간에 한쪽 발을 뒤로 빼며 몸의 자세를 낮춘다.
그리고 볼이 배에 닿는 순간 대를 뒤로 뺀다. 이때 트랩 하는 몸과 지면은 삼각형의 두 변을 만들게 된다.
또 하나는 똑같은 바운드라고 해서 쇼트 바운드로 오는 볼이 있는데, 이때는 두 다리 의 정강이를 써서 아래 그림과 같이 볼을 막는다.
볼이 바운드하는 순간, 두 무릎을 살짝 굽히고 볼을 땅에다 떨어뜨리듯 막는다.
이때 아래 그림과 같이 정강이와 지면은 삼각형의 두 변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종류의 트래핑이든 볼을 놓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을 최대한 유연하게 해서 플레이를 해야 한다.
7. 숨을 들이마셨다가 가슴에 볼이 닿는 순간에 내뱉는다.
내가 가장 잘했던 트래핑은 가슴으로 볼을 받는 방법이었다.
나는 대학생시절까지는 우리 편으로부터 날아오는 볼을 가슴으로 받아 공중으로 띄웠다가 밑으로 떨어뜨린 후, 곧바로 슛을 하는 연속 동작에 능숙했고, 또 그 동작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연속 동작으로 나는 많은 득점을 했던 것이다.
이것은 내가 헤딩이 강했던 탓에 그 덕을 입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편이 패스한 높은 공을 헤딩하는 것처럼 예비 동작을 해 보인다.
그러면 상대 수비진은 당황해서 재빨리 헤딩하려고 힘껏 점프한다.
그러나 나는 그 볼을 가슴으로 받아 골 문을 향해서 강렬하고 멋진 슛을 하곤 했던 것이다.
가슴으로 볼을 받으려면 좀 색다른 요령이 필요하다.
볼이 날아오면 남보다 먼저 낙하 지점을 차지 한다.
재빨리 볼의 높이를 측정한 후 그에 맞추어 상체를 약간 뒤로 젖치고 숨을 들이 마신다.
그리고 볼이 가슴에 맞는 순간에 숨을 내뱉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볼이 멀리 빗나가지는 않는다.
단 볼이 위에서 내려 오는 경우에는 상체를 뒤로 젖혀 볼의 속도를 죽이도록 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두 팔과 두 무릎으로 균형을 잡는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한다.
나의 특기 중에 특기는 가슴으로 트래핑 해서 슛하는 연속 동작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고작 국내에서만 통한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 팀에 입사한 1967년 여름의 일이다.
나는 대표팀에 소속되어 남아메리카의 브라질로 원정을 갔었다.
그곳에서 깜짝 놀랐던 것은 브라질 선수들의 스피드와 테크닉이 너무도 훌륭했다는 점이다.
나는 그때, 내 축구의 은사인 독일인 크래머 씨의 말을 생각해냈다.
"남아메리카의 선수들은 뒤에서 날아오는 볼을 1에서 트랩 하는 것과 동시에 돌아보는 순간에 2에서 찬다.
유럽 선수들은 1에서 트랩하고, 2에서 돌아보며 3에서 찬다.
그에 비해 국내 선수들은 1에서 볼을 받고 2에서 돌아보고 3에서 컨트롤한 다음 4에서 겨우 찬다."
남아메리카 선수들이 1, 2에서 끝낼 동작을 국내 선수들은 1,2,3,4와 같이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한다는 말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나만은 스피드가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터라, 크래머 씨가 하는 말이 약간 불만스러웠다.
그러나 눈앞에서 브라질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직접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령 가슴으로 하는 트래핑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브라질 선수들은 아무리 강한 볼이 날아와도 가슴으로 트랩 하면서 볼을 빗나가게 하지 않는다.
마치 가슴에 달라붙듯이 와 닿은 볼은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 발끝으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 플레이를 내 것으로 만들지 않는 한 나는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결심하고 귀국한 나는, 내가 속한 팀에 브라질에서 온 일본계 2세인 선수가 입단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플레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남미 스타일로 브라질에서 본 프로 선수들의 수준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는 스피드와 테크닉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이번 볼이야말로 어렵겠지"하고 강하게 차주어도 그는 아주 쉽게 컨트롤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선수의 테크닉을 관찰하고 터득하기 위해 언제나 그를 상대로 연습했다.
그 덕분에 무리가 없는 볼 컨트롤의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가슴으로 하는 트래핑의 경우 볼을 빗나가지 않게 하는 오령은 허리를 내밀고 상체를 뒤로 젖히며 볼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그 선수의 플레이에서 배우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실업 리그에서 넣은 200개의 골은 바로 이 연습을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8. 동료와 볼 뺏기를 하는 것이 최상의 트레이닝이다.
트래핑 한 볼을 그대로 슛을 할 것인가, 아니면 드리블을 할 것인가,
또는 우리 편 선수가 패스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달려올 때가지 볼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판단을 볼 컨트롤이 끝내고 나서 하겠다면 때는 이미 늦는다.
자신에게 볼이 왔을 때는 이미 적절한 정황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힘은 물론 실전에서 연마해야 하지만, 평상시의 트레이닝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두 사람의 사이는 5M정도 떨어져서 시작한다.
한 사람이 볼을 던지고 다른 사람은 그것을 받아 트래핑 한다.
이때 던진 사람이 대시 하며 그 볼을 뺏는 연습이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서 하면 트래핑도, 드리블로, 슛도 잘 할 수 있지만, 그런 연습만으로는 실전에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
언제나 실전에 임하는 자세로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1대 1의 트래핑 연습도 그런 차원에서 하는 연습이다.
트래핑을 하고 있을 때, 상대가 방해하려고 덤벼드는 것을 어떻게 피하고 드리블이든 슛이든 할 수 있는가?...
바로 이런 점에 축구의 재미가 있고 묘미가 있는 것이다.
남아메리카 프로 선수들의 스피드와 테크닉에 혀를 내둘렀다고 했는데, 그들은 겨우 걸음마를 하기 시작할 때부터 친구끼리 서로 볼 뺏기를 하며 자랐고,
그런 과정에서 볼에 대한 감각과 집중력을 키웠다.
볼 하나를 가지고 몇 명이 서로 뺏기를 하는 속에서 하루하루 익혀간 테크닉이다.
그러니 자기 혼자만의 연습으로 축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볼을 뜻대로 컨트롤하며 슛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없다.
동료와 함께 서로 볼 뺏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연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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