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가는 길,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두 가지
지난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이재성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해 기뻐하는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
최상은 아니지만 비교적 무난한 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2018 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쿠웨이트, 레바논, 미얀마, 라오스와 G조에 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등 껄끄러운 상대를 피했으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평가는 어디까지나 평가일 뿐이다. 이젠 우리가 실제로 맞닥뜨릴 상대와 환경, 변수를 냉정하게 분석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때도 여러 번 고비를 넘겼다. 그 중에서도 월드컵 3차 예선 때는 쿠웨이트와 레바논을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긴 대표팀은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1-2 충격패를 당하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자체가 불투명했던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중동의 난적인 쿠웨이트와 레바논을 만난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편성에 대해 “비교적 괜찮은 조에 편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로 만만한 팀은 없다.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쿠웨이트는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 번 맞붙었다. 당시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쿠웨이트는 우리에게 설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레바논은 신체적으로 강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 오는 9월8일 레바논, 10월8일 쿠웨이트와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게 된다. 이때가 2차 예선의 최대 고비다. 4년 전을 되돌아보면 답은 나온다. 지난 2011년 열렸던 쿠웨이트, 레바논과의 경기는 대표팀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내용들이 꽤 있다.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을 기억하라!
2011년 9월6일, 한국은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렀다. 3차 예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악재가 터졌다. 이청용이 그해 7월 프리시즌 경기 도중 정강이뼈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리그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청용의 부재는 큰 걱정거리였다.
쿠웨이트 원정은 선수단의 체력을 극한으로 몰았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는 여간 해서는 적응하기 힘들다. 게다가 경기가 치러진 9월은 유럽파들이 시즌을 막 시작하는 시기다. 체력이나 경기 감각이 100퍼센트로 올라왔다고 보기 힘들다. 한창 시즌 중인 K리거들은 대표팀 주전으로 중용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박주영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동점골을 내준 뒤 체력 문제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조광래 감독의 리더십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1년 11월15일, 레바논과의 5차전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당시 한국축구를 이끄는 네 명의 축이었던 ‘양박쌍용(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이 모두 빠지게 됐다. 박지성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박주영은 직전 경기였던 UAE와의 4차전에서 경고를 받으며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장염 증세로 빠졌다. 조 감독은 손흥민, 서정진, 이승기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위기를 돌파하려 했지만 결과는 1-2 패배였다.
앞서 언급한 두 경기서 한국은 부상과 체력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게도 이런 문제가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등이 한꺼번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이미 아시안컵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에서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김진현 등이 부상과 감기 몸살로 대거 빠지는 와중에 한국은 1-0 진땀승을 거뒀다.
한국은 지난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때도 여러 번 고비를 넘겼다. 그 중에서도 월드컵 3차 예선 때는 쿠웨이트와 레바논을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긴 대표팀은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1-2 충격패를 당하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자체가 불투명했던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러시아로 향하는 길목에서도 중동의 난적인 쿠웨이트와 레바논을 만난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편성에 대해 “비교적 괜찮은 조에 편성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로 만만한 팀은 없다.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쿠웨이트는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 번 맞붙었다. 당시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쿠웨이트는 우리에게 설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레바논은 신체적으로 강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 오는 9월8일 레바논, 10월8일 쿠웨이트와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게 된다. 이때가 2차 예선의 최대 고비다. 4년 전을 되돌아보면 답은 나온다. 지난 2011년 열렸던 쿠웨이트, 레바논과의 경기는 대표팀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내용들이 꽤 있다.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을 기억하라!
2011년 9월6일, 한국은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을 원정 경기로 치렀다. 3차 예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악재가 터졌다. 이청용이 그해 7월 프리시즌 경기 도중 정강이뼈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손흥민은 리그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청용의 부재는 큰 걱정거리였다.
쿠웨이트 원정은 선수단의 체력을 극한으로 몰았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날씨는 여간 해서는 적응하기 힘들다. 게다가 경기가 치러진 9월은 유럽파들이 시즌을 막 시작하는 시기다. 체력이나 경기 감각이 100퍼센트로 올라왔다고 보기 힘들다. 한창 시즌 중인 K리거들은 대표팀 주전으로 중용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박주영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동점골을 내준 뒤 체력 문제로 어려운 경기를 이어갔다. 조광래 감독의 리더십에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11년 11월15일, 레바논과의 5차전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당시 한국축구를 이끄는 네 명의 축이었던 ‘양박쌍용(박지성-박주영-이청용-기성용)’이 모두 빠지게 됐다. 박지성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박주영은 직전 경기였던 UAE와의 4차전에서 경고를 받으며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장염 증세로 빠졌다. 조 감독은 손흥민, 서정진, 이승기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며 위기를 돌파하려 했지만 결과는 1-2 패배였다.
앞서 언급한 두 경기서 한국은 부상과 체력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게도 이런 문제가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인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등이 한꺼번에 빠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이미 아시안컵에서 그런 상황이 발생했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에서 손흥민, 구자철, 이청용, 김진현 등이 부상과 감기 몸살로 대거 빠지는 와중에 한국은 1-0 진땀승을 거뒀다.
2014년 10월 부임한 슈틸리케 감독에겐 4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질까.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 주변에서 도와야 한다!
이번 월드컵 예선은 지난 대회에 비해 경기수가 늘어났다. 한국은 2차 예선 8경기, 최종예선 10경기 등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으로만 18경기를 치른다. 브라질월드컵 예선 때는 총 14경기(3차 예선 6경기, 최종예선 8경기)였다. 아시아의 본선 참가 티켓은 4.5장으로 동일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경기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최종예선에서 겨뤄야 할 팀이 한 팀 더 늘어났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일도 분명 생길 것이다. 지난 3월 열린 우즈베키스탄(1-1 무), 뉴질랜드(1-0 승)와의 A매치 2연전이 끝난 후에도 답답한 경기 내용에 불만을 터뜨리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비난 여론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건전한 비판은 대표팀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4년을 바라보고 데려온 감독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우리는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3명의 감독이 교체돼 허송세월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치른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이끌어 어느 정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이제 우리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명의 사령탑이 온전히 팀을 이끌며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이번 월드컵 예선은 지난 대회에 비해 경기수가 늘어났다. 한국은 2차 예선 8경기, 최종예선 10경기 등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으로만 18경기를 치른다. 브라질월드컵 예선 때는 총 14경기(3차 예선 6경기, 최종예선 8경기)였다. 아시아의 본선 참가 티켓은 4.5장으로 동일하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경기수가 늘어나는 동시에 최종예선에서 겨뤄야 할 팀이 한 팀 더 늘어났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일도 분명 생길 것이다. 지난 3월 열린 우즈베키스탄(1-1 무), 뉴질랜드(1-0 승)와의 A매치 2연전이 끝난 후에도 답답한 경기 내용에 불만을 터뜨리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비난 여론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건전한 비판은 대표팀의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 4년을 바라보고 데려온 감독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미 우리는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3명의 감독이 교체돼 허송세월한 경험이 있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치른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이끌어 어느 정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이제 우리도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명의 사령탑이 온전히 팀을 이끌며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
글 = 오명철
사진 = 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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