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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피트니스 교육 최초 실시 '축구선수의 몸 만들기는 이런 것'

용의꿈 2014. 7. 11. 09:44

 

 

 

FIFA 피트니스 교육 최초 실시 '축구선수의 몸 만들기는 이런 것'

독일 축구 대표팀의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 중 하나다. 그는 뛰어난 볼 키핑 능력과 정확한 킥으로 ‘전차군단’ 독일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켜내고 있다.

크로스가 안정적으로 볼을 간수하고 한 치의 오차 없는 정확한 킥을 날리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유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인 피지컬 훈련을 받으며 운동 능력을 키웠고, 이를 초석으로 삼아 드리블, 패스, 슛 등 개인기를 부단히 갈고 닦았기 때문이다.

유소년 시절 크로스의 피지컬 훈련을 담당했던 한 독일인 트레이너는 자신이 가르친 선수 중 크로스를 가장 모범적인 선수 중 하나로 꼽았다. 크로스의 모든 능력은 축구선수로 특화된 그의 '몸'에서 나온다. 크로스의 몸 만들기에 일조한 독일인 트레이너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7일부터 파주 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에 강사 자격으로 말이다.

이 지도자 교육 프로그램의 이름은 국제축구연맹 피트니스 코스(FIFA FITNESS COURSE)다.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 열리는 교육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파주 NFC에서 열린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27명의 국내 지도자가 참석했다. 강사로 초빙된 토비아스 바브로셰크는 독일프로축구 2부리그 팀 RB(레드불) 라이프치히와 독일축구협회의 트레이너인 동시에 FIFA 강사로 일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초중고 및 내셔널리그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뿐만 아니라 대한축구협회(KFA) 전임 지도자들까지 참석해 축구 선수들에게 필요한 피지컬 훈련법을 배웠다. C급 지도자 자격증부터 B급, A급,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지도자들이 골고루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축구 경기에 필요한 신체 컨디션 요건을 지구력, 속력, 힘, 유연성으로 나눠 이론과 실기를 통해 익히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 프로그램을 시행해 피지컬 훈련의 중요성을 알리고 커리귤럼을 일선에 널리 보급할 계획이다.

진지함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수업

필자가 파주 NFC를 찾은 10일 오전에는 본관 4층에서 ‘축구에서의 힘(Strength in soccer)’을 주제로 실기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27명의 지도자들은 전날인 9일 관련 주제에 대해 이론 수업을 받은 뒤 이날 조별 발표에 나섰다. 김남주 목포시청 트레이너가 조장으로 나선 한 조는 지도자들 앞에서 코어근육 운동법을 설명하고 시현하는 발표 과제를 수행했다.
(코어 근육이란 허리와 골반 주변에 있는 20여개 이상의 근육들을 말하며 코어근육 운동법은 말 그대로 우리 몸의 핵심적이고 중심적인 부분을 단련하는 운동법이다)

발표가 끝난 후 토비아스 강사가 발표 내용을 평가한 뒤 부연 설명과 유용한 훈련법 등을 가르쳤다. 지도자들은 하나라도 놓칠세라 휴대폰 카메라로 교육 내용을 담거나 일일이 필기했다. 토비아스가 훈련 동작을 시연할 때는 직접 따라하며 몸으로 체득하려고 노력했다. 힘든 동작을 수행할 때는 지도자들이 힘겨운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수업 도중 휴식시간에 이뤄진 인터뷰에서 토비아스는 “독일에서도 10년 전까지만 해도 각 클럽에 컨디셔닝 담당 코치가 없었다. 그러나 10년 전 컨디셔닝 관련 프로그램이 본격 도입돼 선수들의 운동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부상 빈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결국 축구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일축구협회 소속 트레이너로 일하며 유명한 축구선수들을 맡았던 토비아스는 “2007년 한국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 참가한 토니 크로스의 피지컬 훈련을 맡았는데 성과가 좋았다. 열심히 훈련한 그는 이제 위대한 선수가 됐다. 토마스 뮐러와 무스타피도 교육한 적이 있다. 이밖에도 대표팀 출신 선수 두 명을 맡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프로그램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는 않아 다들 낯설어하지만 한국 지도자들은 금세 적응하고 질문도 많이 한다. 특히 한국 지도자들은 유쾌하고 재밌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발표를 맡았던 김남주 트레이너는 “뜻하지 않게 좋은 기회를 얻어 그동안 몰랐던 지식을 얻게 됐다. 선수들이 전술적인 훈련 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훈련을 통해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작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싶었던 김 트레이너는 "배우면 배울수록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배워서 선수들에게 올바른 훈련법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시연에 ‘와~’ 탄성

2시간 가량의 교육이 끝난 뒤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이 곳에서는 바벨을 이용해 상체 및 하체를 단련하는 훈련법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도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훈련들이 많았지만 토비아스의 디테일한 설명이 이어지자 배우는 이들의 눈빛이 번쩍였다.

토비아스는 단순히 힘만 기르는 훈련이 아니라 축구 선수에게 알맞도록 변형된 훈련을 선보였다. “방향과 힘, 스피드가 수시로 바뀌는 축구와 마찬가지로 피지컬 훈련도 다양한 템포와 무게로 실시해야 한다” “기본적인 훈련으로부터 시작해 여러 근육이 협응(Coordination, 근육·신경기관·운동기관 등의 움직임의 상호조정)하는 고난도 훈련으로 나아가면 효과가 더 하다”는 토비아스의 설명에 지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에 참가한 김길식 U-16(16세 이하) 남자대표팀 코치는 “큰 틀로 봐서는 선수 때 해왔던 훈련들과 비슷하지만 디테일한 면에서 많이 배웠다. 또한 이러한 훈련을 왜 해야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오늘 얻은 좋은 정보를 선수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겠다”라며 웃었다.

파주=오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