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에이스’의 숙명을 이야기하다
권창훈,‘에이스’의 숙명을 이야기하다
올림픽대표팀의 ‘에이스’ 권창훈(수원삼성)이 짊어진 무게는 엄청나다. 2선의 대표 공격수로서 상대의 수비문을 열어야 하고 동시에 골을 넣어야 한다. 메달 획득을 노리는 올림픽대표팀에는 없어선 안 될 존재다. 당연히 부담감도 가지고 있다. 결정적일 때 자신이 해결해 줘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해답은 ‘팀플레이’였다. 권창훈은 5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개막 D-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부담감을 끈끈한 팀플레이로 완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큰 무대이기 때문에 기대나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리우로 향하는 올림픽대표팀을 두고 여러 가지 평가가 있다.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의견과 수비가 약하다는 의견 등 다양하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거둔 성과와 비교하는 시선도 많다.
그러나 권창훈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이번에 4개국 친선대회에서 덴마크, 나이지리아, 온두라스와 맞붙으면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4개국 친선대회 당시에는 조직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훈련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위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권창훈은 “조직 훈련을 많이 하고, 동료들과 많이 맞추다 보면 우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특히 독일처럼 힘을 중시하는 축구를 펼치는 나라를 상대로는 조직력으로 맞서야 한다”면서 “자신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자신감이 없으면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가 없기에 우리끼리 뭉치면서 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팀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역할도 잘 알고 있다. 기회가 왔을 때 골을 넣는 것이다. 권창훈은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 그는 “(신태용) 감독님이 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은 하지 않으신다. 내가 골을 넣어야 하는 건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욕심을 낼 땐 내고, 이타적으로 해야할 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부담감을 즐기라고 조언해주신다. 때로는 장난스레 욕도 하면서 긴장을 풀어주시려 한다. 굳어있는 것보다 밝고 긍정적으로 임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잘할 때는 칭찬을 받고 못할 때는 비난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몸상태는 차츰 나아지고 있다. 권창훈은 그동안 자신을 따라다니던 부상이 거의 좋아졌음을 이야기했다. 그는 아킬레스건 부상과 족저근막염으로 한동안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권창훈은 “처음 다칠 때 초기 치료를 잘했다. 부상을 당하고 한 달이 넘었는데 지금은 85% 정도 회복한 것 같다”고 했다.
에이스의 책임감이 있지만, 자신의 활약을 앞세우기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다짐도 보였다. 권창훈은 “팀이 잘 되는 게 우선이다. 누가 들어가든 원하는 역할을 해야 하니 모두 준비를 잘해야 한다. 와일드카드로 뽑힌 (손)흥민, (석)현준 형에게 기대하는 점이 많다.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도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목표는 메달을 따는 것이다. “어떤 색이든 상관없이 메달을 따도록 하겠다”는 것이 권창훈의 의지다. 그의 굳은 의지는 2016년 8월, 리우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파주=안기희
사진=FAphotos